임지석/목사·수필가
영국의 식물학자 알프레드 윌리스가 연구실에서 고치에서 나오려고 애쓰는 나방의 모습을 관찰하고 있었습니다. 나방은 바늘구멍 크기의 구멍을 뚫고 그 틈으로 나오기 위해서 꼬박 한나절동안 애를 쓰는 것이었습니다. 힘들고 고통스러운 시간을 경험한 번데기는 나방이 되어 나와 공중으로 훨훨 날아갔습니다.
이런 나방을 지켜보고 있던 윌리스는 그 모습이 너무나도 안타까웠습니다. 이에 그는 나방이 쉽게 빠져나올 수 있도록 고치의 옆 부분을 칼로 그었고 나방은 고치에서 잘 빠져 나올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좁은 구멍으로 나오려고 안간힘을 쓰던 나방은 영롱한 빛깔의 날개를 가진 반면에 구멍에서 쉽게 빠져나온 나방은 빛깔이 곱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몇 차례 날갯짓을 하더니 그만 죽고 말았습니다. 그는 나방이 오랜 고통과 시련의 좁은 틈새를 뚫고 나올 때 온전해진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고통을 경험해 본 사람만이 보다 의미 있는 인생을 살아갈 수 있다는 말입니다.
우리가 세상을 살다 보면 험난한 환경과 어려움 속에서 고통을 당할 때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런 아픔과 고통을 견디고 나면 더욱 성숙하게 됩니다. 온실에서 자라난 과일보다 비바람을 견디고 자란 과일이 달고 맛이 있습니다. 아름다운 한 송이 꽃이 존재하기 위해서는 모진 비바람을 견뎌내는 시간도 필요합니다. 남들과 다른 고난을 통해 내 삶이 더 아름다워질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합니다. 조개가 모래를 머금으면 당장은 아프고 고통스럽지만 이를 통해 값비싼 진주가 탄생할 수 있다는 진리를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
2017-03-30 00: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