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지석/목사·수필가
어느 날 한 스승이 제자들을 모두 불러 모으고는 흰 종이 한 가운데에 붓으로 선을 그었습니다. 그리고는 "내가 이 종이에 그어 놓은 선을 짧게 만들어 보아라. 단 선에 절대로 손을 대서는 안 된다"고 제자들에게 말했습니다. 선을 조금 지우는 것 외에 별다른 방법이 없어 보였습니다. 이때 제자 하나가 나와 스승이 그은 선 옆으로 더 굵고 긴 선을 그렸습니다. 그는 이렇게 해서 스승이 그어 놓은 선에 손도 대지 않고 그 선을 짧게 만들었습니다.
살다 보면 때로는 어려운 문제로 인해서 고민을 하게 될 때가 있습니다. 당면한 문제에 집중하다 보면 예상하지 못했던 다른 어려움에 빠져들기도 합니다. 때로 이런 문제에 묶이면서 삶을 포기하려는 생각을 하게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러나 문제는 단지 문제일 뿐 당면한 문제들이 인생 그 자체보다 더 중요하고 대단할 수는 없습니다. 자신이 처한 문제에 몰입하다 보면 그보다 훨씬 중요한 인생을 과소평가하는 우를 범할 수 있다는 말입니다.
때로는 문제의 테두리 밖으로 나와서 다른 시각으로 바라보는 지혜를 가져야 합니다. 그 어떤 문제도 인생이라는 큰 틀 안에서 보면 의외로 쉽게 해결될 수 있습니다. 어떤 문제든지 영원히 문제가 될 수 없다는 사실을 기억하고 현재 문제에 당당히 임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2017-11-30 00: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