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지석/목사·수필가
한 왕이 유명한 건축가에게 새로운 왕궁을 건축하도록 명령을 했습니다. 그러자 왕궁을 설계한 그 건축가는 각방에 설치할 거울을 멀리 외국에서 수입해서 쓸 것을 왕에게 건의했습니다. 그러나 타국에서 거울을 운반하는 도중에 사고로 유리가 산산조각이 났습니다. 이에 실망한 건축가는 작업자들에게 유리 조각을 모두 버리라고 말했습니다. 그때 한 남자가 말하기를 "거울이 깨져 있기에 아름다울 수도 있다"고 하면서 깨진 조각들을 벽이나 창에 붙이자고 제안했습니다.
건축가는 깨진 거울 조각을 이용해서 아름다운 무늬를 만들어 왕궁의 벽, 창, 기둥 같은 곳에 붙이기 시작했습니다. 그러자 조각 거울마다 빛을 여러 방향으로 반사시켜 왕궁을 눈부시고 찬란하게 만들었습니다. 이러한 모습에 감탄한 왕이 남자에게 물었습니다. "깨진 유리 조각으로 어떻게 이처럼 아름다운 작품을 만들 생각을 하게 되었느냐?" "저는 예전에 양복점을 운영했던 일이 있습니다. 부유한 사람들의 옷을 만들면 자투리 천이 많이 나왔는데 이것들을 모아서 옷을 만들어 가난한 사람들에게 나눠주곤 했지요. 그때 저는 자투리 천으로 만든 옷이 어떤 옷보다 아름다운 것을 보았습니다."
우리의 삶도 때로는 깨진 유리처럼 산산 조각날 때가 있습니다. 그러나 이럴 때 낙심할 것이 아니라 실패를 새로운 기회로 삼아야 합니다. 깨진 유리 조각으로 아름다운 왕궁을 만들어낼 수 있었듯이 인생을 빛나게 할 수 있다는 말입니다. 우리의 삶은 안개 속에 있는 것 같아 무엇 하나 확실하고 분명한 것이 없습니다. 그러한 이유로 눈앞에 보이는 성공에 들뜨거나 찾아오는 역경에 대해 지나치게 의기소침하지 말아야 합니다. 상처 난 삶의 파편일지라도 잘 모아두면 언젠가는 아름답게 사용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깨진 유리조각도 아름답게 빛을 발하는 것처럼 부스러진 삶의 아픔도 더없이 귀하게 쓰일 수 있다는 사실을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2017-12-21 00: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