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지석/목사·수필가
"자네들이 내 자식이었음을 고마웠네…자네들이 이 세상에 태어나 나를 어미라 불러주고 젖 물려 배부르면 나를 바라본 눈길이 참 행복했다네…지아비 잃어 세상 무너져 험한 세상 속을 버틸 수 있게 해줌도 자네들이었네…이제 병들어 하늘나라로 곱게 갈 수 있게 곁에 있어 줘서 참말로 고맙네." 암으로 세상을 떠나야 했던 어느 70대 노모가 마지막 순간 자녀들에게 남긴 메모입니다. 자녀들에게 고맙고 사랑한다 하면서 다음에 다시 만나자는 말을 남기고 떠났습니다.
이분은 남편을 먼저 보내고 홀로 네 명의 자식을 헌신적으로 돌본 어머니였습니다. 자식들에게 풍족함을 주지 못해 미안해하면서 그들에게 받은 모든 것을 고마워하시는 우리의 어머니였던 것입니다. 인생에서 행복의 조건이라는 것이 무엇이며 이것이 우리에게 무슨 의미를 주고 있는지 생각해보게 됩니다. 우리가 생각할 수 있는 행복의 조건들은 완벽함으로 만족하는 것에 있지 않습니다. 서로의 부족한 부분들을 채워가면서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하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행복이라는 것입니다.
플라톤이 말했던 것처럼 먹고 입고 살고 싶은 수준에서 조금 부족한 재산을 가지고 있다면 행복할 수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행복을 누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손에 든 찻잔이 뜨겁다고 괴로워하면서도 여전히 잔을 놓지 못하고 있지 않습니까? 지금 이 시간 주변에 널려 있는 작은 행복들을 마음껏 누려보시기 바랍니다.
2018-01-25 00: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