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지석/목사·수필가
낚시를 아주 좋아하는 아버지와 열 살 된 아들이 함께 낚시를 하고 있었습니다. 그날따라 고기를 한 마리도 잡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막 낚시를 끝내려는 순간 아버지의 낚싯대에 큰 물고기가 걸려들었습니다. 배에 알이 가득한 물고기였습니다.
당시 마을에서는 어종을 보호하기 위해 산란기에 있는 어종의 낚시를 금지했습니다. 때문에 아버지는 잡았던 물고기를 놓아주려고 했지만 아들은 "얼마나 오랫동안 기다려서 잡은 것인데 놔주느냐"며 반대했습니다. 그러나 아버지는 울상이 된 채 서있는 아들을 뒤로하고 물고기를 살려주었습니다.
세월이 많이 흘러 장성한 아들은 사업가로 크게 성공했습니다. 어느 날 정직하고 모범적인 경영자로 뽑혀 언론과 인터뷰를 하게 되었습니다. 이때 그는 자신의 성공비결을 묻는 기자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아버지를 따라 정직하게 살려고 노력했습니다. 내가 열 살 때 아버지와 낚시하면서 배운 원칙이 오늘의 저를 있게 했습니다." 그가 정직하게 사업을 하게 된 비결은 이처럼 작은 원칙을 지키는 일에서 시작되었던 것입니다.
원칙이란 자신이 손해 볼 것을 알면서도 기꺼이 행하는 일입니다. 원칙을 지키기 위해서는 융통성이 없거나 바보 같다는 말을 들을지라도 미련하리만치 정직하게 살다보면 자신은 물론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습니다. 부유하고 여유가 있을 때 원칙을 지키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은 일입니다. 가난하고 힘든 형편에도 원칙을 지키는 것이야말로 더없이 귀하고 의미 있는 인생이 된다는 사실을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2018-01-31 00: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