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지석/목사, 수필가
모차르트와 엘가를 비롯한 고전 음악의 거장들이 작곡한 아름다운 선율이 울려 퍼지는 공연장입니다. 그러나 울고 웃고 떠드는 아이들이 있는가 하면 통로를 뛰어다니는 아이들도 보입니다. 신기한 것은 공연장에 있는 어느 누구도 아이들을 제지하지 않고 연주자나 관객들 모두가 미소를 지으면서 공연을 즐기고 있습니다. 세상에서 찾아보기 힘든 '소란스럽기 그지없는' 클래식 음악회였습니다.
예술의 전당에서 열린 서울시향 정기 연주회의 발달장애아를 위한 공연이었습니다. 한 아이가 갑자기 벌떡 일어나더니 두 팔을 휘두르며 지휘를 했습니다. 무대 위로 올라가서 춤을 추는 아이도 있었습니다. 항상 아이들의 손을 꼭 붙잡고 긴장과 함께 주변의 눈치를 살피던 부모님들은 너무도 편하게 공연을 즐길 수 있었던 것입니다. 이처럼 조금만 배려하면 장애가 있는 아이와 그 부모들에게 단 몇 시간이라도 여유를 가질 시간을 선물할 수 있습니다.
"제 소원이 뭔지 아세요? 초원이 보다 하루 먼저 죽는 거예요." 영화 '말아톤'에서 자폐증 장애를 가진 초원이 엄마는 이처럼 애절한 소원을 얘기합니다. 장애인에 대한 사회적인 시선과 관심이 예전보다는 많이 좋아졌다 하지만 그들은 오늘도 우리 모두의 지속적인 관심을 필요로 하고 있습니다. 주변에 있는 사회적 약자와 소외된 사람들을 위해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많이 있습니다.
테레사 수녀는 이렇게 말합니다. "나는 당신이 할 수 없는 일을 할 수 있고, 당신은 내가 할 수 없는 일을 할 수 있다. 하지만 함께라면 우리는 멋진 일을 할 수 있다."
2018-02-21 00: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