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서남북]
전국 청소년 스노보드 대회에서 중학교 1학년인 한 남학생에게 큰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그는 엄청난 속도로 활강을 하다가 바닥에 굴러 떨어지면서 부모님을 기억하지 못 할 정도로 머리에 큰 부상을 입고 말았습니다. 스노보드 선수가 되고 싶은 아들을 물심양면으로 돕던 아버지는 심한 자괴감에 빠졌으나 부상에서 회복한 아들을 말리지 못했습니다.
아버지는 스노보드의 전문가가 되어 해외사이트를 찾아서 공부를 하고 다른 선수들의 영상을 분석하며 아들의 꿈을 지원했습니다. 아이는 변변한 훈련장도 없어서 강원도 고랭지 배추밭을 개조한 썰매장에서 스노보드를 타며 꿈을 키웠습니다. 그리고 그는 평창 동계 올림픽에 출전하여 당당히 은메달을 목에 걸었습니다.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의 아들 배추 보이 이상호 선수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세계적인 기량을 가진 선수라도 부상을 당하면 운동을 계속하지 못하고 자신의 길을 버리는 것이 흔한 일이라고 합니다. 굳어버린 손발을 움직이는 것보다 굳어버린 마음을 움직이는 것이 훨씬 어려운 일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상호는 11살때 "꿈을 이룰 때까지 저를 잘 이끌어 주세요"라고 다짐했던 자신과 아버지와의 약속을 지킬 수 있었습니다.
니체는 일찍이 이렇게 말했습니다. "오랜 시간 동안 꿈을 꾸는 사람은 결국 그 꿈과 닮아가게 되리라." 자신이 했던 약속을 이루는데 있어서 처해진 환경이 너무 버겁다고 생각되십니까? 불가능에 가까운 상황에서 자신과의 약속을 지킬 수 있었던 이상호 선수를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2018-05-16 00: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