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칼럼을 시작합니다. 오늘부터 전 언론인 출신 칼럼니스트 김 빈씨의 칼럼을 게재합니다. 김 빈씨는 앞으로 이민 생활에서부터 문화, 사회, 그리고 정치 문제에 이르기까지 다방면의 이슈를 특유의 '울림있는 글'로 독자 여러분들에게 다가갈 것입니다. <편집자주>
[별별시선]
'무언가 진행되고 있다.
이제는 아무것도 그것을 막지 못한다.'
프랑스 작가 에밀 졸라의 말이다.
지금 밀려오고 있는 거대한 역사의 파도는 불과 1년여전만해도 상상도 할수 없었던 일이다.
지난 겨울 평창 올림픽 전만해도 한반도에서는 곧 전쟁이 일어날것처럼 북미간 갈등은 일촉즉발의 상황으로 치달았다.
그래서 이번 트럼프 김정은의 만남은 더욱 극적이다.
일각에서는 핵담판에서 미국이 CVID 를 관철하지 못했으니 김정은의 완승이니 하는 말들을 한다. 하지만 그러한 세세한 것들은 무언가 진행되고 있는 도도한 흐름에서는 결국 별다른 영향을 주지 못할것이다.
누구도 지지도 이기지도 않았다. 앞으로가 말을 해주게 될것이다.
'장강후랑 추전랑'
장강의 뒷물결이 앞물결을 밀어낸다.
북미간 갈등이 앞물결이었다면 한반도의 평화는 이미 눈앞으로 밀려와있는 파도다.
서로의 불신과 적대가 앞물결이었다면 신뢰와 상생은 뒷물결이 될것이다.
앞으로 북한이 어떻게 변할지 북미관계, 남북관계는 어떻게 변할지 어쩌면 상상 이상으로 흘러갈지 가늠하기 힘들다.
분명한것은 지구상에서 마지막 남았던 이데올로기의 대결장은 이제서야 비로소 종언을 고하려 하고있다는 것이다.
역사에는 가정도 상상도 부질없는 일이다.
트럼프대통령도 김정은 위원장도 문재인대통령도 남북미 모두가 가보지않은 길을 가려하고 있는것이다.
오직 '신뢰'라는 등대 하나를 바라보며 새로운 바다로 나아가게된 것이다.
그중 한명이라도 신뢰를 저버리는 날에는 역사적 책임을 피할 수가 없게 되어 버렸다.
바로 이러한 상황속에서 이번 지방선거에서 자유한국당의 몰락은 당연한 것이었다.
이제 더이상 빨갱이 타령만 했다가는 구석기 집단으로 몰릴 뿐이다.
이미 한국사회는 사실상 탈이데올로기 시대로 접어들고 있는데 자유한국당은 '빨갱이'소리만 하면서 스스로를 고립시켰다.
'주사파'란 단어는 한국사회에서 60대 이상을 제외한 거의 대부분의 국민들에게 파괴력도 영향력도 주지 못한다.
최순실 사태는 보수와 진보의 문제가 아니었다. 상식과 몰상식의 문제였다.
그런데 소위 보수라고 하는 쪽에서 최순실 사태에 대한 국민적 공분에 공감하기보다 '좌익들의 반란'으로 규정하고 박근혜 대통령 기획탄핵과 연결시킴으로 해서 상식적인 중도층을 통째로 떨어져나가게 만들어버리고 말았다.
지금 보수라고 하는 쪽에서는 최순실 사태에 분노했던 국민의 70퍼센트 가량을 거의 빨갱이 취급하고 있으니 상식적인 중도층이 '그럼 나도 빨갱이란 말인가' 기막혀하며 아예 등을 돌려버린 것이다.
바로 그 결과가 이번 지방선거에서 드러난 '보수 궤멸'의 참혹한 모습이다.
도도히 밀려오고 있는 장강의 물결은 한반도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요구하고 있다.
남북미간 평화와 공존을 통한 동아시아의 새로운 재편, 그 속에서 완전한 비핵화를 실현함으로써 국제평화 구현과 세계사의 중심무대로 우뚝 솟은 한반도의 벅찬 모습…어쩌면 이런 세상을 우리 시대에 볼수 있을지도 모른다.
'무언가 진행되고 있다.
이제는 아무것도 그것을 막지 못한다,'
2018-06-13 00: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