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올해 2분기 출산율이 0.97명으로 떨어졌다는 소식은 충격적이다. 결혼을 해도 자녀를 1명도 낳지않는 시대로 진입했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미 중앙정보국 (CIA)의 세계 월드팩트북(world factbook) 통계에 의하면 한국의 합계 출산율은 1.26명으로 세계 224개 국가중 220위다.OECD국가중 꼴찌는 말할것도 없고 전세계에서 최하위권이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한국 통계청이 최근 발표한 올 2분기 출산율 0.97명은 지난해 동기 대비 거의 10퍼센트 줄어든 것으로 1970년 통계 작성을 시작한 이래 최저라고 한다.
무엇이 문제인 것일까.
과거 박정희,전두환 정부 시절만 해도 '아들딸 구별 말고 둘만 낳아 잘 기르자'는 캠페인이 거리 곳곳에서 흘렀던 기억이 난다.
먹고사는게 힘들었던 시절 자녀를 많이 낳는것을 막기위해 그랬던 것 같은데 불과 30여년만에 정 반대로 아이를 1명만이라도 낳도록 캠페인을 해야하는 상황이 되어버렸다. 급기야 야당의 원내대표는 아이 1명당 1억원의 출산 장려금을 지급하자는 제안까지 나왔다.
하지만 이 문제는 단지 돈을 퍼주는 식의 방법으로 해결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는 보다 복합적인 사회적 제문제들이 내재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단지 기혼부부의 저출산만의 문제가 아니라 세계 최고의 기록적인 이혼율,청년층의 결혼기피현상,출산에 따른 갖가지 불이익의 가능성에 따른 불안,이기주의의 극단적 확산등 여러가지 요소들이 포함되어 있다.
분명한 것은 요즘의 한국의 결혼 세대들이 자녀를 축복으로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부담의 대상으로 여기는 경향이 늘고있다는 것이다. 서울에서 아이 셋의 손을 잡고 걸어가는 부부의 모습에서 '다복한 가정'의 훈훈함을 느끼는게 아니라 오히려 '무책임하다'는 시선 때문에 주눅이 드는게 현실이라고 한다.
자녀를 책임감있게 키우는 것은 중요한 일이다. 하지만 한 생명에게 '인생'을 선물하는 것은 더욱 중요한 일이다.
풍족하지 못한 삶이 고단한 것은 사실이다. 그렇다고 삶의 시작조차 막아버리는 것은 다른 문제다.
인생은 울면서 웃으면서…우리 스스로를 대상으로 사랑의 희비극을 연기하면서 그렇게 살아가는 것이다.
가족의 기쁨만 있는 것이 아니다. 가족의 슬픔,가족의 고통도 있다. 고통과 기쁨의 환희가 빚어내는 탄주…가족 속에는 그 모든 것이 있다.
이 모든 것은 영혼과 핏속을 흐르는 사랑과 관심때문에 비롯되는 것이고 자녀를 낳는다는 것은 하나의 삶에 이 위대한 여정을 시작할 수있는 기회를 주기 때문에 역시 위대한 것이다.
과거 한국에서는 '국민소득 1만달러 달성' 그 다음은 '2만달러 달성'등을 지상과제로 달려왔다.
그런데 3만달러 달성을 눈앞에 두고 있다는데도 하나도 행복해 보이지 않는다. 우리의 조국 한국사회는 지금 슬프게 병들어가고 있다.
2018-09-11 00: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