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든 만나고 싶지 않은 것들이 있다. 그런 것에는 사람도 있고 사건, 사고도 있다. 인생을 살면서 다양한 이벤트를 맞이하는 것이 우리들의 삶이지만 암은 정말로 만다고 싶지 않은 친구다. 요즈음에는 주위에서 암에 걸렸다는 말을 너무나 쉽게 듣게된다. 그리고 암의 종류도 다양해졌다.
거의 20년 전 만해도 유방암은 여성들에게 공포의 대상이었다. 그리고 세월이 지난 지금 유방암은 통제, 관리 수준이 굉장히 높은 암으로 분류되는 것 같다. 하지만 예전이나 지금이나 그리고 미래의 어느 날에도, 그 암이 무슨 암이 되었건 막상 암을 만나면 당사자와 그 가족은 놀랍고, 황당하고, 억울하고, 분하고, 야속한, 그런 마음의 썰물을 수없이 마주치게 된다.
암이 발견되었을 때 얼마나 진행된 것인가에 따라서 그 대처법은 매우 다를 수 있지만 정신적인 스트레스라는 측면에서는 그것이 초기이든 말기이든 간에 거의 마찬가지가 아닌가 싶다.
일반적으로 암이 발견되면 수술을 하기 힘들 정도로 위중한 경우가 아니라면 해당 암부위를 절제하고 암의 확산과 근치를 위해서 화학적 요법(chemotherapy)이나 방사선 요법을 이용한 치료를 받게되고 그 다음에는 회복기를 거치고 재발을 막기 위한 시간을 보내게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런데 수술을 잘 마치고 회복기에 있는 사람들이 또 걱정하게 되는 것은 재발과 새로운 부위로의 전이이다.
암과 처음 만났을 때부터 수술, 회복, 유지 과정에서 신경써야 할 몇가지를 생각해 보고자 한다. 그 첫째는 환자나 가족이 암을 대하는 자세라 할 것이다. 암을 원수로 대해야할 지, 친구로 대해야할 지, 그 누구도 쉽사리 마음을 정하기 어렵다.
하지만 어차피 내게, 내 가족에게 찾아왔다면 그 암이 반가울 일이 절대 없지만 거부할 수 없는 손님이 오신 것이다. 우리가 거부할 수 없다는 말과 손님이라는 두 가지 말이 가지는 상충된 의미를 존중하는 것이 암을 대처하는 마음가짐으로서 가장 중요한 것이 아닌가 싶다.
암을 손님처럼 대하라구? 무슨 소리냐고 소리치실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소리쳐서 사라질 암이라면 하루 종일, 아니 몇날 며칠, 몇달이라도 소리치고 싶은 사람들이 얼마든지 있을 것이다.
암을 치료할 때 '큰소리로 웃으며 손뼉을 많이 쳐라'는 이야기를 듣는다. 건강할 때는 그런가보다 하던 것이 암에 좋다면 어떤 방법도 흘려듣게 되지 않는다. 실제로 웃음 치료사라는 사람들이 있을 만큼 사람의 마음이 질병치료에 미치는 영향은 무시하기 어렵다.
우리가 그 모든 것을 과학적 통계로 확인할 수는 없다. 다만 삶을 대하는 긍정적인 태도와 음식을 대하는 경건한 마음가짐, 하늘과 바람 등 인간을 둘러싼 그 모든 자연에 대한 새로운 성찰과 그 끝에 우러난 자연을 사랑하는 마음, 그리고 가족간의 사랑, 이런 것들이 암을 앞에 두고 더욱 강건해지게 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2018-09-25 00: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