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이 말랐는데도 당뇨가 있다고 해서 놀라는 경우가 많은데, 이런 경우에 관리도 잘 안된다고 걱정하는 분이 많다. 마른 비만이란 보통은 다른 곳은 다 괜찮은데 배만 볼록한 것을 말한다. 문제는 정작 본인은 이것을 비만이라고 생각하지 않는 것이다.
이런 마른 비만도 당뇨병이나 고혈압 등의 위험이 높다. 하루종일 책상에 앉아서 일하는 사무직이나 관리직의 사람들은 배는 좀 나왔지만 체중은 정상인 경우가 많아서 본인은 이 뱃살을 그리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을 뿐만이 아니라 때로는 스스로 체중이 많이 나가지 않으니 건강하다고 믿는 사람도 많다.
그런데 이런 사람들 중에서도 CT 촬영을 해보면 내장지방이 가득찬 분들이 많이 있다. 건강의 적신호가 왔는데도 그걸 전혀 모르고 있다는 뜻이다.
연구에 의하면 비만인 사람은 건강한 사람과 비교하면 당뇨병에 걸릴 확률은 2.7배, 고혈압이 생길 확률은 2.2배인데 이렇게 배만 나온 마른 비만인 사람들도 당뇨병이 생길 확률이 건강한 사람에 비해서 2.1배, 고혈압은 1.4배로 여전히 높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남성의 경우 허리둘레를 90cm, 여성의 경우 85cm가 넘으면 복부 비만으로 간주된다.
그런데 한국인의 당뇨가 잘 잡히지 않는 것은 췌장이 작아서라는 발표가 있다. 비만 인구가 훨씬 많은 서양과 비교해 보면 한국의 당뇨인구의 비율이 현저히 낮은데도 불구하고 발병율이 높은 것은 태생적으로 췌장의 크기가 서양인에 비해서 작기 때문이라고 한다.
한국의 분당서울대병원에서 체격에 유사한 30대 43쌍의 한국인과 서양인의 췌장 크기와 당뇨병과의 관계를 비교 연구한 결과 서양인의 경우에는 췌장의 크기가 평균 77.8㎤, 그리고 한국인의 경우에는 68.2㎤로 한국인의 췌장 크기가 서양인에 비해 약 12%가 작았는데, 거꾸로 췌장에 지방 함량은 23%나 더 높았다.
이 연구 결과 한국인 췌장의 인슐린 분비 기능은 서양인에 비해서 36%나 낮은 것으로 밝혀진 것이다. 인슐린을 만드는 공장인 췌장 자체가 서양인에 비해서 작고 내부에서 기름기가 많이 끼어 있다보니 인슐린 분비 효율성이 떨어져 마른 당뇨병이 많이 생긴다는 설명이다.
이렇게 한국인의 췌장 기능은 서양인에 비하여 36%나 떨어지는데 비하여 한국인의 식단은 점점 서구화되고 있고 그 결과로 서양인에 비해서 비만도가 낮은데도 불구하고 당뇨병이 생기는 마른 비만에 의한 당뇨병이 많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서양인의 식사가 몸에 맞지 않은데 한국인들이 서양인처럼 식사를 하고 있으니까 당뇨, 고지혈증, 고혈압 등의 다양한 질병들이 생긴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결론은 고탄수화물과 고지방을 피할 수 있는 식단을 짜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현미를 비롯한 통곡물, 즉 가공하지 않은 곡물인 복합탄수화물로 대체하고 생채소와 나물, 과일 등과 같은 것들 위주로 하는 식단으로 바꾸는 것이 비만에 의한 당뇨이든, 마른 비만에 의한 당뇨이든 간에 일상 생활에서 약 없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매우 중요한 요소라고 할 것이다.
2019-02-27 00: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