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가 오른쪽 왼쪽 어떤 방향으로 돌아가는지 궁금해 해 보았는가? 나를 낳아주신 조상들이 어떻게 아시아 대륙의 동쪽 끝에 자리잡기 시작했는지 생각해 본 적이 있나? 내가 배운 역사가 과연 진실한지를 고민해 본 적이 있는가? 어쩌면 일상 생활에 아무런 쓸모도 없는 이런 질문들이 왜 스마트 폰과 인공지능AI가 판치는 21세기에 떠오르는 것일까?
오는 16일 사우수 배일로 한의대에서 열리는 제 22차 한얼학술대회를 앞두고 한얼 역사관의 의미를 간단히 재고해 보고자 한다. 대부분 학교에서 배워서 상식화된 세계역사는 알고보면 서구문명의 색안경으로 물들어 있는 것이다. 마치 헐리우드 영화를 보고 자란 제 3세계 개발도상국 (60-70년대 한국이 그러했다.) 청소년들에게 금발의 백인 여자가 세계 최고의 미녀 기준이 되듯이 역사학도, 인문학도 모두 그렇게 서구 편향으로 가치지워지는 것이다.
현재 우리에게 익숙한 세계지도는 지리적으로 정확하게 그려져있는 것이 아니다. 영국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이 자리잡은 서구를 확대하고 상대적으로 지구의 다른 대륙과 지역들은 축소되어 있다. 서구 중심의 세계관은 동구의 역사를 소홀시하여 오스만 터키 (1299-1922) 가 지배했던 광대한 동유럽, 북 아프리카, 아랍 세계 일부분을 Orientalism 의 시각으로 비하시켜 본다. 터키 역사시간에는 한국을 형제국으로 가르친다고 하는데 이는 전혀 근거가 없는 역사관이 아니다.
게르만 민족의 대이동을 초래한 훈족의 침입 이래 돌궐족의 서진으로 중앙아시아와 유럽의 역사지도가 형성되었다. 오늘날 터키인의 조상인 돌궐은 고조선 고구려로 대표되는 동이족의 서쪽 거점이 되었던 것이다. 만리장성 너머의 땅을 동이 서융 북적 등의 오랑캐로 호칭하여 문명 중원 대 야만 이민족으로 대치시켰던 중국 중심사관은 홍산문화와 고조선 문명의 재발견으로 수정될 수 밖에 없게 되었다. 서구 중심에서 동유럽 포함한 소아시아 중심으로, 중국 중원사관에서 한반도를 포함한 발해연안을 중심원으로 새로운 역사관이 쓰여지고 있다.
광개토대왕비에는 중국 왕조가 진지하게 언급된 바가 없었으니, 고구려 패러다임으로 동아시아 역사를 새로 정립해야 한다는 도올 김용옥 선생의 주장 또한 의미심장하다. 중국 왕조는 길어야 200-300년을 연명하였으나, 600여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오스만 제국처럼 고구려도 700년 이상 동아시아 역사의 중심부에 있었다. 중국을 포함한 지난 1,000년 동아시아 역사는 요 금 원 청 등 고구려인 내지 그 사촌 종족들이 주인공이 되어 써내려간 역사다.
방탄소년단이 전 세계인에게 어필하듯이 이번 한얼학회 연사로 초빙된 신용하 선생의 '인류 최초의 문명의 하나로서 고조선 문명 탄생' 이야기가 서양과 중국 위주의 역사관을 극복하고 상식으로 자리잡기 바란다. 한얼연구소의 지난 20여년 간의 연구 결실로 정립된 한얼역사관이 750만 재외동포에게 한국인으로서의 민족적 자긍심을 심어줄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한다.
2019-03-01 00: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