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4월을 코앞에 두고있다.
기해년을 맞는 마음을 추스렸던 것이 바로 며칠전 같은데 며칠이 아니라 몇달이 지나가버린 것이다.
남가주의 올 겨울은 유난히 비가 많이 오고 추웠다.가뭄때문에 애태웠던 캘리포니아가 앞으로 7년동안 가뭄걱정은 없을것이라하니 비는 정말 많이 온 것이다.
그러나 잦은 비와 추위는 건강이 약한 노인들에게는 혹독한 것이다.
교회에 연세가 드신 분들은 감기등으로 매우 힘겨워했고 기어코 한 분은 쓰러져 응급실로 가야만 했다. 그러나 그것이 끝이 아니었다. 노쇠한 육신은 정신까지 파고들어 이제 다시 집으로 돌아갈수 있는 상황이 아니어서 양로병원으로 가야하는데 그마저도 LA인근에 자리가 없어 자리가 나기를 병원에서 기다리고 있다고 한다.
참으로 예쁘고 똑똑한 딸을 두고 있는 한 지인은 경제적으로나 무엇하나 부러울게 없는것 같은데도 눈가에 깊은 우물같은 어둠이 비친다. 명문대 졸업반인 막내딸이 스트레스만 받으면 고열이 나고 온 몸이 견딜수없이 아파오는 희귀병에 걸려 걱정이 깊은 것이다.
스트레스를 받지않으면 괜찮다지만 시험이나 미래에 대한 걱정등 본인이 스스로 스트레스를 받는 성격이라 어쩌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뿐인가. 도처에 아픈 사람들이 가득하다.
헷세는 '인간은 행복하게 살아야 할 의무가 있다'고 했다지만 루이제 린저는 '삶의 한가운데'에서 '행복하게 산다는건 쉬운 일이 아니다.곳곳에 함정과 어둠이 도사리고 있다'고 말한다.
권력이 있건 없건 돈이 있건 없건 차이도 없다.
세계 최고 부자 반열에 든다는 삼성의 이건희회장은 몇년째 죽음 속의 삶을 지나고 있고 전직 대통령으로 감옥에 있는 박근혜나 보석으로 나왔다는 이명박 전 대통령, 그리고 현직인 문재인 대통령도 뉴스에 나오는 모습을 보면 행복하다고는 보여지지 않는 모습이다.
한국 대통령만이 아니다.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도, 가히 절대권력을 갖고 있다는 북한의 김정은 위원장도 행복해보이지는 않는다.
우리 모두 어디로 달려가고 있는 것일까.
풍차를 거인으로 착각하고 헌 칼을 휘둘렀던 로시난테의 돈키호테처럼 행복이 전혀 아닌길을 행복할 거라고 착각한채 가고 있는 것은 아닌지.
행복한 것과 행복해 보이는 것과는 완전히 다른데도 '행복해 보이는'것에 매달려 우리 스스로를 또는 상대를 학대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성이여 계절이여. 상처없는 영혼이 어디 있는가.'라고 노래했던 프랑스의 시인 랭보처럼 정말 우리 주변에는 아프지 않은 사람들이 없는데도 우리 모두는 어쩌면 가면을 쓰고 연기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우리 스스로를 대상으로 말이다.
누구에게나 저마다의 아픔이 있고 그만큼 삭이며 살아가고 있는데도 그런것은 무시한채 자신에게도 타인에게도 벽을 쌓아놓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다가오는 4월은 영어로 에이프릴 (April).
어쩐지 상큼하고 시원한 상추같은 느낌이 나는 단어다.자동차만 있다면 그대로 키를 꽂고 어디론가 달려가고 싶은…
들려오는 소식들도 4월 같았으면 좋겠다.
2019-03-26 00: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