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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지석의 동서남북

쓸모를 찾은 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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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캐나다 로키산맥의 수목한계선에는 무릎 꿇은 나무라는 특이한 형태의 나무가 자라고 있습니다.

 해발 3000m가 넘는 이곳은 바람이 매섭고 눈보라가 심하며 강우량이 적습니다. 나무는 이처럼 거친 환경을 극복하기 위해서 성장을 억제하고 자신의 몸을 비틀고 웅크려서 마치 무릎을 꿇고 있는 모습으로 변신을 꾀합니다. 키가 작고 뒤틀린 모양을 한 까닭에 목공소도 이 나무를 반기지 않습니다.  꽃이나 잎도 제대로 피우지 못함으로서 초식동물조차도 거들떠보지 않는 것입니다.

 그러나 놀랍게도 이렇게 천대받는 나무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소리를 만들어 냅니다. 비록 볼품없는 나무지만 전 세계에서 가장 공명이 잘 된다는 명품 바이올린의 소재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로키산맥에서 초라하게 자라난 무릎 꿇은 나무가 세계 최고의 오페라 하우스에서 사람들에게 감동과 눈물을 자아낸다는 것입니다. 사람들이 쓸모없다고 생각하면서 거들떠보지도 않는 나무가 이와 같이 중요하게 쓰임을 받고 있다는 말입니다. 이 땅에 쓸모없는 사람이 없는 것처럼 세상에 쓸모없는 존재는 하나도 없습니다. 어떠한 존재를 막론하고 그만한 가치가 있기 마련인데 우리 가운데 하찮고 불필요한 것은 전혀 없다는 말입니다.  중국의 고서 가운데 하나인 명심보감은 말합니다. "하늘은 아무런 행운도 없는 자를 태어나게 하지는 아니하며 땅은 아무런 쓸모도 없는 존재를 길러내지는 않는다." 

 쭈그러진 나무나 모난 돌도 귀하게 쓰일 수 있다는 사실을 기억하십시오.


2019-04-04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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