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극에서 운석 탐사를 하던 대원들에게 강력한 폭풍이 몰아쳤습니다. 8마리 썰매견과 함께 빙판과 눈밭을 탐사하던 사람 가운데 하나가 절벽에서 굴러 떨어지는 바람에 뼈가 부러지기도 했습니다. 탐사대는 서둘러 피신을 해야 했는데 탈출하는 헬리콥터에는 사람이 탈 자리도 부족했기 때문에 썰매견들을 태울 수가 없었습니다. 사람도 빠져나가기 어려운 상황에 어쩔 수 없이 썰매견들은 방치되어야 했던 것입니다.
"어디 멀리 가지 말고 기다리고 있어야 해! 꼭 다시 돌아와서 너희들을 데려갈게!" 철수하던 대원들은 개들을 포기한 것이 아니라 사람들을 탈출시킨 후 돌아와서 개들을 데려갈 예정이었습니다. 그러나 더욱 나빠진 기상은 이를 허락지 않았습니다. 대원들은 극한의 땅에서 생사를 같이했던 개들을 구하기 위해 백방으로 노력했으나 개를 구출할 비용을 지불해 줄 사람은 아무도 없었습니다. 시간이 지나자 대원들은 개들이 추위와 굶주림에 죽었을 것으로 생각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그 중에도 한 사람만은 썰매견을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그는 아주 어렵게 비용을 마련한 후 지구를 반 바퀴를 돌고 돌아 175일 만에 남극으로 갔습니다. 놀랍게도 많은 시간이 흘렀지만 썰매견들은 그곳에 그대로 남아 있었습니다. 다른 짐승들을 사냥해 먹으면서 다른 곳으로 떠나지 않고 여전히 자리를 지키고 있었던 것입니다.
이상은 2006년 상영된 'Eight below' 영화로서 1959년 남극기지에서의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스토리입니다. 당시 썰매견들이 자연의 거친 도전 앞에 생존할 수 있었던 것은 강한 믿음의 힘이었습니다. 그는 썰매견들이 비록 동물이지만 다시 돌아올 때까지 기다리고 있으리라는 믿음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썰매견을 포기하지 않았던 그는 멀리서 눈밭을 가르며 달려오는 개들을 끌어안고 기쁨의 눈물을 흘렸습니다. 용기를 가진 사람은 이와 같이 약속을 기억함으로 끝까지 포기하지 않습니다.
2019-12-26 00: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