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전 이맘때로 기억한다. 미국의 유명 경제지에서 경제학자 등 소위 오피니언 리더들을 대상으로 경제 전망에 대해 설문을 조사했었다. 장기간의 경기 확장이 언제 끝나고 경기 침체가 언제 시작할 것인가에 대한 전망이었다.
당시 경기 팽창이 끝도 없이 이어지다 보니 반대 급부적으로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가 많아 많은 경제학자들이 2020년부터 경기 하락이 일어날 것이라고 보았다.
2020년이 주는 숫자의 상징성이 더해져 많은 사람들이 2020년 1분기부터 본격적인 경기침체의 시작을 점쳤었다.
그 시기가 다가왔다. 하지만 미국 경제는 코웃음을 치듯 경기 확장에 엔진을 달았다. 고용 호조가 계속돼 올해 블랙 프라이데이 매출에서 보여 주듯 미국 내 소비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부동산도 낮은 이자율로 경기 확장이 계속되고 있다.
컨퍼런스 보드가 발표하는 소비자 신뢰지수가 지난 11월 125.5로 약간 주춤했지만 여전히 고공행진이 계속되고 있다. 과연 2020년에는 부동산시장의 방향이 어디로 향하는지 알아보자.
첫째, 수요 공급에 대한 차이가 부동산 시장을 받쳐주는 큰 틀이 될 것이다. 고용 호조로 밀레니얼 세대들의 주택 구입 러시가 본격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첫 내집 마련을 꿈꾸는 밀레니얼 세대들의 구매력은 베이비 부머 세대를 능가한다. 반면 LA 인근 주택 개발지가 없어 공급이 턱없이 부족하다.
가령 LA 다운타운 개발이 지난 4년간 엄청나게 이뤄지고 있지만 수요를 충족하지 못하고 있다. LA시 도시계획 부서에 따르면, 2040년에는 현재 인구보다 2배인 200,000명이 사는 큰 주거지로 조성될 예정이다. 개발해야 할 땅이 부족하여 공급에 차질이 있어 LA 다운타운 주택 경기는 계속 식지 않을 것이다. 작년 말 한꺼번에 아파트 유닛 공급이 이뤄져 공실률이 한때 15%까지 상승했으나 몇 개월만에 8%까지 하락했음을 볼 때 LA 주거 시장은 계속 ‘핫’(hot)할 것이라 본다.
둘째, 이자율이 계속 낮기 때문에 예비 바이어들이 주택 구입에 뛰어들고 있다. 이는 부동산 가격 인상 요인이 되어 주택 구입 능력 지수를 떨어뜨리고 있다. 지난 2~3년 동안 주택 시장이 활황이었지만 높은 가격으로 주택 거래 수는 올해와 달리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가격은 당분간 소강 상태이지만 지역에 따라 오히려 리스팅 가격보다 웃돈을 주고 사야 하는 마켓도 있을 것이다. 그러므로 지역에 따라 부동산 구입과 투자 관련해서는 전문가와 상의를 하는 것이 좋다.
셋째, 렌트비 인상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다.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아파트 유닛 개발 수가 줄어들지만 수요는 지속적으로 상승하기 때문에 테넌트 입장에서는 2020년에도 주거지 구입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불안한 주거 환경으로 노숙자를 더 많이 양산하는 악순환이 당분간 계속돼, 사회문제로 대두될 것이다.
넷째, 2020년은 2019년과 마찬가지로 부동산 시장 논리나 경제 환경보다는 외부 정치와 사회 상황에 따라 그 어느 때 보다 더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다.
탄핵과 미 대선, 미국 우선주의 외교 정책으로 인한 고립과 중국과의 무역 마찰, 북미의 핵 문제로 인한 긴장 관계, EU 탈퇴 문제 등이 부동산 시장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된다. 부동산 시장만 볼 것이 아니라 전 세계 정치 경제가 어떻게 돌아가는지를 유심히 살펴보아야 할 필요성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부동산 가격은 지역에 따라 다르겠지만 약 2~5% 상승을 할 것으로 보이며, 2020년이 아닌 그 이후에 부동산 조정기에 접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부동산을 사고 팔 때에는 단기간의 경제 전망보다는 보다 큰 호흡을 갖고 투자하는 것을 권한다.
이상규 / 뉴스타부동산 발렌시아 명예부회장
문의 : (818)439-894
2020-01-05 00: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