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체국 직원 플로렌티노 아리사는 부잣집 딸 페르미나 다사를 보자마자 사랑에 빠져 편지를 쓴다. 그러나 그녀는 낯선 청년의 연애편지에 꿈쩍도 안한다. 답장을 못 받는 플로렌티노는 상사병을 앓다가 늦게 답신을 받는다. 두 사람은 연애편지로 사랑을 언약한다.
그러다 다사의 아버지가 딸의 비밀연애를 알아차리고 만류한다. 만류해도 소용이 없자 아버지는 가산을 정리하고 딸과 함께 여행에 나선다. 긴 여행 후 페르미나 다사는 현실을 인식하고 아버지 뜻을 따른다. 그러던 어느 날 콜레라 증세를 보이던 다사는 젊은 의사 후베날 우르비노 박사의 왕진을 받는데 우르비노 박사는 다사의 매력에 빠진다. 결국 페르미나 다사는 귀족 가문의 코로나 전문 의사 후베날 우르비노 박사와 결혼한다.
사랑의 패배자 플로렌티노 아리사는 콜레라를 앓듯 실연의 열병을 앓고 그녀를 평생 마음속에 품고 살기로 결심한다. 페르미나 다사는 후덕한 아내 역할을 충실히 감당하며, 가문과 도시의 귀부인으로 살아간다. 아리사는 먼발치에서 첫 사랑 페르미나 다사를 바라보며 평생 그리움으로 홀로 산다.
그렇게 51년 9개월 4일 동안 사랑을 기다린 아리사는 기쁜(?) 소식을 듣는다. 우르비노 박사 사망소식이다. 아리사는 홀로된 '첫사랑'에게 다가가고 다사도 사랑을 받아들인다. 하지만 걸림돌이 있었다. 그녀의 자식들이 반대했다. 중년의 딸은 그 나이에 사랑은 더러운 짓이라며 맹비난한다. 평생 눈치 보며 살았던 다사는 정신을 차리고 자신의 뜻대로 살기로 작정한다.
두 늙은이는 플로렌티노 소유의 유람선을 타고 선상에서 뜨거운 사랑을 나눈다. 51년 9개월 4일간은 기다렸고, 사랑을 확인하고도 방해꾼들 때문에 기다린 두 사람은 선상에서 뜨겁게 만난다. 그러나 70 노인들의 정사는 싱겁다. 그것이 현실이었다.
그러나 두 사람은 방해받지 않는 사랑을 결심한다. 그들은 유람선에 노란 깃발을 매달고 강을 하염없이 여행한다. 당시 노란 깃발은 콜레라 환자가 있다는 신호다. 오랜 운항에 지친 선장이 '대체 언제까지 여행하시나요?'고 묻자 플로렌티노 아리사는 즉시 대답한다. "우리 목숨이 다할 때까지." 이상은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의 "콜레라 시대의 사랑" 줄거리다.
'우리 목숨 다할 때까지' 방해 받지 않는 사랑을 하고 싶다는 근사한 스토리는 콜롬비아 출신의 노벨 문학상 수상자 마르케스가 그린 사랑 이야기다. 그는 이 작품에서 콜레라 시대에도 막을 수 없었던 뜨거운 사랑을 그렸다. 사랑은 그런 것이다. 아마도 코로나 시대에도 사랑은 익어갈 것이다.
마르케스는 작품에서 콜레라를 몇 차례 등장시키며 사랑은 콜레라 열병과 같다고 주장한다. 그는 세월과 신분을 뛰어넘고 전염병 콜레라를 뛰어 넘는 사랑을 말한다. 그는 인생이란 결국 콜레라 같은 사랑을 하며 사는 것이 인생이라고 웅변한다.
그런데 남녀의 사랑만이 의미가 있는 것은 아니다. 아무 조건 없이 나누는 아름답고 숭고한 사랑이 얼마나 아름다운가! 지금도 오지에서 목숨 걸고 사랑하는 선교사나 구호단체 요원들의 사랑의 향기가 지구촌에 가득하다. 사랑하자! 아프더라도 사랑하자! 죽더라도 사랑하자! 성경은 "원수도 사랑하라! 네 이웃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하라!"고 말씀하신다. 코로나시대도 인종갈등도 사랑으로 이길 수 있다.
2020-07-06 00: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