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의 르누아르는 19세기 후반 미술사의 격변기를 살았던 화가 가운데 비극적인 주제를 그리지 않은 유일한 사람입니다. 그는 화려한 빛과 색채의 조합을 통해서 무려 5,000 점이 넘는 주옥과 같은 작품을 남겼습니다. 어두운 삶을 그려내는 대신에 삶에 나타나는 기쁨과 환희의 순간을 표현하고 싶었던 것입니다. 그러나 그의 실제 삶을 보면 행복이라는 단어는 결코 찾아볼 수 없는 것이었습니다. 자신의 가정이나 건강을 생각해 볼 때 적지 않은 어려움의 연속이었습니다. 두 아들은 전쟁에 참여해서 큰 상처를 입었고 그 또한 류머티스성 관절염을 얻어 휠체어에 의지하며 살아야 했습니다. 무엇보다도 손이 심하게 뒤틀리면서 손가락에 붓을 묶어서 그림을 그려야 했던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르누아르는 이러한 삶에 대해 절망하거나 분노하지 않았습니다. 그는 오히려 찬란한 햇빛 가운데 비쳐진 아름다운 세상을 그렸고 행복을 노래하는 작품들을 그렸습니다. 사람들은 그의 작품을 통해서 소박한 여인들과 귀여운 아이들 그리고 일상 속에서 온화한 미소를 짓는 사람들을 볼 수 있었습니다. 그의 그림이 초기에는 별로 사람들의 관심을 끌지 못했지만 세월이 지나면서 삶의 깊이를 이해하는 사람들의 평가를 받기에 이르렀습니다.
르누아르는 이와 같이 수많은 고통과 역경의 삶 가운데에도 붓을 놓지 않고 찬란한 행복을 그려낼 수 있었습니다. 그는 육체적인 한계를 극복하며 행복을 노래했고 한 치 앞을 볼 수 없는 어둠 가운데 빛을 노래함으로 일어설 수 있었던 것입니다. 더 나아가 르누아르의 작품은 오히려 절망과 고통을 치유하는 놀라운 힘이 되었습니다. 그는 인생에 깊은 통찰력을 가지고 살 수 있었기에 이렇게 얘기합니다. "고통은 지나가지만 아름다움은 영원하다." 지금 당장 삶이 고통 중에 있을지라도 영원한 아름다움을 바라보며 살아갈 수 있기를 바랍니다.
2020-09-10 00: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