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몸은 약 60조에서 100조에 가까운 엄청나게 많은 숫자의 세포로 이루어져 있다고 추정하는데, 연구에 따르면 하루에 평균 약 3300억개의 세포를 갈아치운다고 합니다. 1초당 380만개꼴로 세포의 세대교체가 이뤄지고 있다는 얘기인데, 이 어마어마한 규모의 복잡한 일들이 순탄하고 질서정연하게 일어날 수 있도록 우리의 삶을 제어하는 두 개의 거대한 시스템이 있습니다. 하나는 자율신경이고 다른 하나는 바로 호르몬입니다.
자율신경은 평상시에 심장을 움직이고, 호흡하고, 체온을 조절하고, 음식을 소화하는 생명 유지 기능을 도와주는 활동을 합니다. 한 며칠 숨을 안쉬다가 자 지금부터 호흡을 시작해볼까 이런 분은 안 계시죠? 날씨가 춥네라고 생각한 다음에 몸을 떨어보자가 아니라 저절로 몸이 떨립니다.
호르몬은 모든 생명유지 활동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뇌의 시상하부가 정보를 수집하고 뇌하수체에 구체적인 지시를 내리면 뇌하수체는 각각의 내분비기간에 호르몬을 만들라고 명령합니다. 사령탑 역할인 시상하부는 몸을 순환하는 호르몬 분비의 양도 모니터링해서 호르몬 양을 늘리고 줄이라는 지시도 합니다. 호르몬이 정상적으로 분비되어야 건강이 유지되고 동시에 자율신경의 밸런스도 유지할 수 있습니다. 상부상조의 관계입니다.
최초로 발견된 호르몬은 분비하다 라는 뜻의 이름을 가진 소화호르몬, 세크레틴입니다. 앞서 소개한 적 있는 영국의 생리학자이자 의사인 베일리스와 스탈링이 1902년에 밝혀냈습니다.
그 후 여러가지 호르몬이 발견되었지만, 지금으로부터 100년 전 발견한 이 호르몬은 선천적 질환을 가진 환자의 생애 길이를 드라마틱하게 연장시켰습니다. 바로 인슐린입니다.
사람이 살아가기 위해서 빼놓을 수 없는 것 중 하나가 당분이죠. 하지만 당분은 때에 따라 우리의 건강을 위협하는 요인이 되기도 합니다. 일반적으로 혈액 속에 포도당 농도가 높으면 고혈당, 낮으면 저혈당이라고 합니다.
우리 몸에는 혈당치를 높이는 호르몬은 여럿 있지만 혈당치를 낮추는 호르몬은 하나밖에 없습니다. 바로 인슐린입니다. 왜 혈당치를 낮추는 호르몬은 하나밖에 없을까요? 인류가 살아온 역사 속에서 그 이유를 짐작합니다. 우리 조상들은 대부분 배고픈 상태로 지내왔습니다. 기아 상태에서 생존하기 위해서는 부족한 음식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도록 혈당치를 높이는 호르몬이 필요하지 혈당을 낮출 필요는 별로 없었던 것이죠. 이런 역사가 우리의 DNA에 남아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현대에 이르러서는 환경이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먹거리가 풍부할 뿐만 아니라 칼로리가 높은 식품이 지천입니다. 요즘 같은 시대에는 혈당치를 낮추는 호르몬이 간절하게 필요한데 안타깝게도 인슐린뿐입니다. 그래서 더욱 인슐린을 소중하게 아끼고 잘 보살펴야 합니다.
2022-04-14 00: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