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몸은 화학공장이라는 비유를 자주 사용하는데요, 주로 간을 설명할 때 언급됩니다. 우리 몸에서 가장 큰 장기인만큼 하는 일도 상당히 많습니다. 간 뿐만 아니라 가장 작은 단위인 세포에서 일어나고 있는 생명 활동 역시 화학적인 반응들입니다. 화학분야에서도 살아있는 생명체를 구성하는 세포 내에서 발생하는 화학적 과정을 연구하는 학문을 생화학이라고 하며 유기화학과 함께 의학분야 연구의 바탕이 되고 있지요. 의대진학 준비하는 학생들을 가장 괴롭히는 과목들이기도 합니다. 그러면 호르몬에 관해 연구하는 분야의 이름은 무엇인지 아시나요?
아주 최근까지도 호르몬은 내분비샘에서만 생산된다고 믿었습니다. 그래서 이 의학 분야에 이름이 내분비학입니다. 내분비샘은 생산물을 혈액으로 직접 분비하는 샘을 말합니다. 반면 외분비샘도 있는데요, 피부의 땀샘이나 입의 침샘처럼 생산물을 혈관이 아닌 신체 표면으로 분비하는 샘입니다. 갑상샘, 뇌하수체, 솔방울샘, 시상하부, 가슴샘 등등 주요 내분비샘은 온몸에 흩어져 있지만 서로 긴밀하게 협력합니다. 내분비샘들은 대부분 크기가 작아서 전부 합쳐도 무게가 수십 그램에 불과하다고 하는데요, 작지만 우리의 행복과 건강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아무튼 물질을 분비하는 관이 따로 없는 샘들까지 포괄하는 용어로써 내분비계는 1927년 영국의 과학자 J.B.S. 홀데인이 창안했습니다.
자 그럼 호르몬은 어떻게 일을 할까요? 호르몬의 특징을 몇가지로 정리해보면, 우선 호르몬은 반대하는 호르몬과 짝을 이룹니다.
예를 들어 인슐린의 반대 혈당을 올리는 글루카곤이 있고, 식욕을 떨어뜨리는 렙틴과 식욕을 높이는 그렐린이 있죠. 또 호르몬의 양에 따라 조절되기도 합니다. 갑상선호르몬이 적게 분비되면 뇌는 갑상선으로 일을 더 많이 해서 호르몬을 많이 분비하라고 신호를 보내거나 호르몬 양을 조절하는 제 3의 물질에 의해 통제되기도 합니다. 호르몬을 받아들이는 수용체 숫자를 조절해서 호르몬 양을 제어하기도 하는데 여기까지는 우리가 어떻게 해볼 수 없는 부분이지만 마지막 한가지는 희망이 좀 있습니다. 호르몬은 생체리듬에 맞춰 일을 한다는 특징입니다.
하버드의대 히데유키박사는 우리 몸은 태어날 때부터 체내시계가 탑재돼 있는데, 이 체내시계는 지구 자전에 따라 하루 24시간 주기로 해가 뜨고 해가 지는 자연현상에 적응하기 위해 생체리듬을 만들어낸다고 합니다. 자율신경 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호르몬도 이 체내시계에 따라 작동하도록 돼 있다고 설명합니다. 그렇다면 호르몬의 적절한 분비와 균형을 위해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드디어 생겼습니다. 건전한 생체리듬을 유지하는 것이 바로 호르몬 건강법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2022-04-21 00: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