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에서 가장 뚱뚱한 나라 어디일까요?
OECD 주요국의 비만율을 조사한 통계자료가 있습니다. 만15세 이상 인구 중 체질량지수가 30을 초과하는 사람의 비율인데요, 제가 2019년 자료를 보니까 한국은 5.9, 일본은 4.6 이네요.
자 그럼 비만율 1위 국가! 예, 다들 짐작하시는 그 나라, 우리가 살고 있는 여기. 미국입니다. 비만율 42.8인데 2위인 호주 30.4에 비해 월등하게 높습니다. 이런 건 바람직하지 않은 것인데 말이죠. 이웃나라 캐나다는 24.3으로 OECD국가 평균보다 낮습니다.
현대인의 병이라고 부르는 질병들이 몇 가지 있습니다.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과 같은 대사성 질환과 우울증, 비만도 속합니다. 그런데 비만은 정말 바쁜 현대인들만 유독 괴롭히는 걸까요?
우리 한국인의 역사에서 가장 존경받는 분이신 세종대왕도 피할 수 없었던 한 가지는 바로 비만이었다고 합니다. 어릴 때부터 사냥이나 무술 훈련같은 체력단련보다는 하루 종일 앉아 책을 읽는 것을 좋아하셨답니다. 그 덕분에 가장 아름다운 글자인 한글이 탄생되었겠지만 세종 임금 개인의 건강 측면에선 좋지않은 생활습관이었습니다. 게다가 세종은 소문난 ‘고기 애호가’였다고 하지요. 산해진미가 차려진 임금님의 밥상인 수라상에 고기 반찬이 없으면 반찬투정도 하셨다네요. 조선왕조실록에 고기 반찬을 의미하는 육선(肉饍)을 검색하면 세종 임금의 일화가 압도적으로 많다고 합니다. 그래서 결국 세종은 나이가 들어 비만과 당뇨병으로 고생했는데 “한가지 병이 나으면 또 다른 하나가 생긴다”며 하소연하기도 했답니다.
그러니 비만이 현대인들만의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시대는 물론이고 동서양을 막론하고 비만은 부자들의 병이었던 것은 확실합니다. 기름진 음식, 고칼로리 음식을 가까이했고, 옆에는 항상 시중을 드는 사람들이 있어서 손가락만 까딱하는 정도의 최소한의 움직임으로 살아 갈 수 있었던 사람들. 그래서 자연스럽게 복부비만으로 이어져 건강에 악영향을 받은 사례는 많습니다.
진정한 현대인의 병은 의자병(sitting disease)입니다.
사실 정식 의학용어나 진단명은 아니지만 앉아있는 시간이 길어지고, 신체활동량이 부족해진 현대인들에게 급증하는 질환들을 통칭하는 표현입니다. 의자병이 불러오는 대표적인 질환으로는 허리·목 추간판탈출증, 거북목 증후군, 손목터널증후군이 있으며, 이 외에도 심혈관질환, 당뇨병, 고혈압, 고지혈증, 관절염 등도 장시간 앉아서 생활할 경우 발생할 확률이 높아집니다.
하루 6시간 이상 앉아있는 사람들은 하루 3시간 미만 앉아있는 사람들에 비해 총 사망률이 19%나 더 높다고 합니다. 이 연구진은 앉아있는 시간이 길수록 체내 호르몬 균형과 면역기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총 사망률이 높아지는 것으로 설명합니다. 그러니까 체중을 줄이고 건강해지려면 지금 의자에서 일어나는 것에서 시작하시면 됩니다.
2022-07-07 00: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