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댁에서 새싹채소 키워서 드시는 분 계신가요? 새싹채소는 발아한 지 10일 내외의 어린 싹을 말하죠. 새싹채소의 원조라고 할 수 콩나물, 숙주나물 이외에 본격적인 새싹채소 유행은 무순이었고, 그 이후 다양한 종류의 새싹채소들이 등장했습니다.
새싹채소가 건강식품 이미지를 갖게 된 가장 큰 이유는 영양소가 풍부하게 들어 있고 다양한 생리활성물질들이 들어 있기 때문입니다. 식물이 발아될 때 탄수화물, 무기질, 아미노산 등의 영양소와 생리활성물질들에 변화가 생깁니다. 이때 생성되는 생리활성물질이 사람의 건강에도 유용한 항산화성분인데요, 하지만 싹이라고 다 좋은건 아닙니다. 이전에도 말씀드렸지만 감자의 싹에는 솔라닌이라는 독이 있습니다.
대부분의 새싹채소는 재배 과정에서 농약을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새싹채소가 친환경식품이라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특히 가정에서 직접 재배하는 경우 더 믿음직하지요.
그런데 실제로 새싹채소는 미국이나 일본 등지에서 대형 식중독사고의 원인식품으로 지목됩니다. 이미 1999년 미국 식품의약국에서는 새싹채소를 생식하는 것이 위험하다고 경고한 적 있었습니다. 2007년 자료를 보면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살모넬라에 오염된 알팔파 새싹채소와 혼합새싹채소로 인한 식중독이 발생했다고 보고했습니다. 2008년에는 캐나다에서 살모렐라균, O-157 등의 세균에 오염된 새싹채소로 인해 10여건의 집단식중독으로 100여명의 환자가 발생하기도 했고요. 그래서 캐나다 보건부는 2009년 어린이와 노인, 면역력이 약한 사람들은 새싹채소를 섭취하지 말라고 당부하기도 했습니다.
도대체 왜 새싹채소가 식중독을 일으킬까요? 새싹이 자라나는 온도는 평균 20℃ 전후이며 습도가 높아 씨앗뿐만 아니라 세균번식에도 매우 적합한 환경이 됩니다. 따라서 씨앗이 세균에 오염돼 있는 경우 쉽게 번식될 수 있습니다. 새싹채소가 일으키는 식중독은 대부분 대장균이나 살모넬라에 의해 발생하는데 이들 병원성 미생물 오염은 원료종자의 오염에서 시작된다고 합니다. 오염된 씨앗이 발아과정을 거치며 급속도로 번식해 새싹채소 전체를 오염시키는 것이죠. 더군다나 새싹채소는 제대로 씻지 않는 경우가 많고, 가열조리과정을 거치지 않기 때문에 결국 식중독 사고로 이어질 위험이 큽니다.
집에서 직접 새싹채소를 키우고 싶으시다면 반드시 ‘새싹채소전용’ 씨앗을 구입하시고, 씨앗을 깨끗하게 여러 번 세척한 후 발아 시키시길 바랍니다.
2022-10-06 00: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