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바이러스에 감염될까요? 바이러스가 단순히 몸에 유입되었다고 해서 바로 감염이 성립되는 것이 아닙니다. 세포 안으로 침투했을 때 비로소 감염이 일어나고 바이러스는 그 세포 안에서 증식을 하게 됩니다. 그러므로 몸에 들어왔다 하더라도 세포 안으로 침입하지 못하면 증식은 이뤄지지 않습니다.
우리 몸에서 세포를 노리는 각종 바이러스와 병균들에 대해 일차적인 수비를 담당하고 있는 대식세포는 어떤 기준으로 일을 하고 있는 것일까요?
면역시스템의 대전제는 어떤 물질이 나에 속한 물질인지 구분하는 것입니다. 자기와 비자기를 구분한다고 하지요. 한편으로는 정확하게 내 것은 아니지만 가지고 있어도 해가 되지 않거나 오히려 유익하다 싶으면 그냥 내버려두는 경우도 있습니다. 면역관용이라고 하는데요, 이것이 잘 작동되지 않으면 너무 예민해져서 내 몸이지만 못참겠어 하는 자가면역질환이 생긴다고 합니다.
신속한 1차적 방어가 임무인 대식세포는 일단 몸 안에 들어온 물질을 쓱 스캔합니다. 내 몸에는 절대 없는 물질을 찾기 위한 것인데 대표적인 것이 바로 박테리아의 세포벽입니다. 세포가 하나밖에 없는 박테리아들은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세포벽을 가지고 있습니다. 인간을 포함한 동물의 세포에는 없습니다. 대식세포가 우리에겐 없고 세포벽에만 존재하는 고유한 물질을 찾아내면 박테리아가 침입했다는 것을 알아차리고 일을 시작합니다. 먹어치우죠. 그리고 소화시킨 조각들을 몸 밖에 붙여 놓습니다. 다른 면역세포들이 이걸 보고 침입자의 정체를 파악할 수 있게요.
이것을 대식세포같은 특정한 면역세포에만 있는 항원제시기능이라고 합니다. 대식세포가 참 중요하죠?
백신이 병원균에 대한 정보를 기억하는 면역세포의 기능을 이용한 것이라는 말씀 드린적 있는데요, 대식세포의 이런 항원제시기능을 건강증진에 활용하기도 합니다. 면역조절기능식품입니다.
사실 우리의 면역기능은 유전자에 의해 세팅 되어서 각자의 면역시스템은 지문처럼 고유하다고 합니다. 일년 내 감기를 달고 사는 사람과 평생 감기 한번 안걸렸다고 큰소리 치는 사람이 있잖아요. 면역체계는 우리가 마음대로 조절할 수 있는 대상은 아닙니다. 또 그만큼 많은 과학적 의학적 지식이 쌓여 있는 상태도 아니고요. 하지만 원래 가지고 있는 기능을 잘 활용하는 것은 개인의 몫입니다. 과학자들이 자주 하는 비유가 있답니다. '총을 장전하는 것은 유전자이지만 방아쇠를 당기는 것은 환경이다'. 그러니까 우리가 면역을 좀 챙기기만 해도 면역기능의 모든 요소를 더 오랫동안 원활하게 기능하도록 관리하는 것은 가능하다는 뜻입니다.
유전이 면역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지만 그렇다고 면역이 유전에만 고정되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환경에 지속적으로 영향받고 있으며, 변화하는 감정 등 우리가 삶을 살아가는 방식에 대응해서 바뀔 수 있습니다. 감염, 식사, 생활습관 그리고 사회적 환경 등의 요인이 우리의 면역기능을 좌우한다는 것입니다.
2022-12-08 00: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