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다른 동물들보다 집단적 성향이 강하다. 이는 인류의 생존 전략이고 지구상 가장 강력한 집단으로 만든 힘이기도 하다. 나와 다른 이들과 함께 살아가는 사회에서 내 생각을 피력하고 다른 이들을 설득하는 기술은 사적 관계뿐 아니라 직업세계에서도 높이 요구되는 능력이다.
우리는 어떤 경우에 상대방에게 내 의견을 잘 전달하고 설득시킬 수 있을까?
이를 가장 명료하게 설명한 사람이 아리스토텔레스이다. 그는 다른 사람을 설득하는 방법으로 3가지를 들었다. 로고스와 파토스, 그리고 에토스이다.
로고스는 그리스어로 말, 논리, 이성, 법칙, 관계, 설명, 비례, 계산 등의 의미를 가지고 있다. 쉽게 말해 논리성을 의미한다.
말의 일관성이 없거나 인과관계가 모호하면 설득이 어렵다. 살면서 한 번쯤 들어봤을 증거, 개연성, 귀납법과 삼단논법 등은 상대를 납득시키기 위해 인간이 만들어낸 논리적 장치라고 볼 수 있다.
다음은 파토스, 감정에 대한 부분이다.
듣는 청중에 대한 감정을 알아주는 자세, 고통에 공감하려는 태도를 말한는데 설령 논리가 부족하더라도 감정을 공감해 주는 사람의 말을 믿게되는 성향을 우리는 내재하고 있다.감정이란 사람들이 자신의 판단을 바꾸게 되는 모든 느낌을 말하는데, 여기에는 괴로움이나 즐거움이 따라온다. 가령 분노, 연민, 두려움, 호의, 의분, 시기, 질투와 같은 감정이 어떤 사람에게 적용되며 어떠한 것에 저런 감정을 불러일으키는지 봐야 한다.
국민들이 분노하여 정권이나 정책이 바뀌는 경우들을 볼 수있다. 정치를 하는 사람들은 어떻게 해야 사람들이 분노를 느끼는지 알고 자신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설득하기 위해 이런 감정을 이용한다.
마지막으로 에토스,
아리스토텔레스는 에토스가 가장 중요하다고 말한다. 말하는 사람이 누구냐에 따라 설득의 가능성이 결정되는 것이다. 연설가가 청중에게 어떤 사람으로 보이는가, 자신이 청중을 어떻게 대하는지 알게 하는가, 그리고 청중이 그를 어떻게 대하도록 만드느냐에 따라 신뢰 형성에는 큰 차이가 난다. 특히 조언을 위한 연설에서 그렇고 법정 변론에서도 그렇다.
같은 것에 대해서도 사람들은 호의적일 때와 미워할 때, 또는 화가 나 있을 때에 따라 달리 바라본다. 재판관이나 배심원이 자기가 판단하는 사람에게 호의적이라면 그가 죄를 지었더라도 작은 죄라고 생각하겠지만, 반면에 미워하는 마음이 들게 한다면 정반대로 생각할 것이다.남이 나를 믿게 하려면 현명함, 미덕, 선의가 필요하다.
아리스토텔레스가 로고스나 파토스보다 에토스가 더 중요하다고 강조한 이유는 뭘까?
인간은 생각보다 이성적이고 합리적이지 않다. 그리고 가능한 자신의 뇌를 적게 사용하는 것이 생존에 유리하기 때문에 정보처리를 간단하게 하는 방향으로 진화되어왔다. 매번 자신의 지식과 정보에 기반한 논리적 판단과 결정보다는 믿을 수 있는 사람의 결정에 따르는 것이 더 효율적이기 때문에 에토스는 설득을 위한 가장 중요한 기술이 될 수 밖에 없지 않을까? 그렇다면 ‘말빨’의 가장 강력한 힘은 ‘내가 얼마나 잘 살아왔는가’에 달려있다.
2023-05-02 00: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