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0만 명이 거주하는 LA시는 15명의 시의원, 감사관, 검사장 그리고 시장을 유권자들이 직접 선거를 통해 결정합니다. 또한 LA시에서는 시민들과 상공인들이 직접적으로 시 정책과 지역사회 발전을 위해 동참할 수 있는 특별한 창구가 마련돼 있습니다. 바로 지난 1999년부터 시작된 99개의 주민의회 시스템입니다.
각 지역을 대표하는 주민의회는 해당 커뮤니티의 부동산 개발, 인프라 사업, 치안, 그리고 노숙자 정책 등 다양한 이슈들을 토론하고 시의회에 의견을 전달하는 역할을 합니다. 각 주민의회 대의원들은 신분에 상관없이 해당 지역구 주민, 상공인, 또는 특정 관계가 있는 사람들의 투표로 선택됩니다. 그리고 대의원들은 2년에서 4년의 임기로 봉사를 하게 됩니다. 비록 봉사직이지만 주민의회에서 채택된 안건들은 각 지역구의 시의원 또는 시장에게 큰 영향을 줄 수 있을 뿐 아니라 재개발 안건들은 대의원들의 반대로 무산될 수도 있습니다.
지난 2018년 윌셔센터 코리아타운 주민의회는 방글라데시 커뮤니티의 요청으로 기존 지역구를 반으로 분리하는 안건이 상정됐습니다. 한인사회는 강력히 반대했고 주민의회 시스템 역사상 가장 많은 주민들이 분리안 여부를 결정하는 투표에 참여했습니다. 당시 많은 한인들이 밤늦게까지 긴 줄을 마다않고 투표에 참여할 정도로 주민의회의 중요성을 느끼는 계기가 됐습니다. 하지만 그 이후 관심은 급격히 줄었고 코로나 팬데믹과 맞물려서 윌셔센터 코리아타운 주민의회는 기능을 잃게 되었습니다.
최근 윌셔센터 코리아타운 주민의회 선거가 있었고 대다수의 한인들이 대의원으로 당선되었습니다. 이들은 2년 동안 활동할 예정인데 앞으로가 중요합니다.
코로나 팬데믹이 종료되었고 생활도 정상화되었습니다. 하지만 한인타운과 LA 지역에는 노숙자와 치안, 그리고 주택난으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주민의회가 최종 결정권자는 아니지만 주민들의 의견을 가장 근접하게 듣고 정부에 전달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매년 3만 2천 달러의 예산으로 커뮤니티 프로젝트들을 추진할 수가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LAPD 와도 직접적으로 소통할 수 있는 시스템도 갖고 있어서 한인타운 치안 문제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습니다. 시청에까지 직접 가서 의견을 제시하지 않고도 주민의 의견을 정부에 전달할 수 있는 가장 편리한, 그리고 효과적인 소통 창구인 셈입니다.
한인타운을 포함하는, 99개 주민의회 중 이름에 유일하게 한인타운이 들어가는 윌셔센터 코라아타운 주민의회가 새로 선출된 대의원들의 헌신적인 봉사와 적극적인 참여로 활발하게 제 역할을 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스티브 강, 한인민주당협회 이사장
2023-05-22 00: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