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 정치력 신장이라는 단어는 미국에 살고 있는 한인들에게 익숙한 표현입니다. 다만 많은 한인들은 본인의 삶 또는 바쁜 사업에 집중하다 보니 뉴스에서 흘러나오는 정치 참여의 중요성을 잊고 살아가고 있습니다.
미국 시민권을 취득한 대부분의 한인들도 미국 정치보다는 여의도에서 나오는 소식에 더욱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제가 한인들에게 투표 또는 커뮤니티 참여를 권하면 대다수는 본인에게 어떠한 이익이 돌아오는지 물어볼 때가 많습니다. 비록 투표와 커뮤니티 참여를 통해 즉각적인 이익은 얻을 수 없지만 시간이 흘러 간접적으로 혜택을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남가주 한인 커뮤니티는 한반도를 제외하고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한인이 거주하고 있습니다. 이민 초기에는 대다수의 한인들이 한인 타운으로 몰려왔지만 지금은 도심을 벗어나 학군 좋은 지역을 선호하고 있습니다.
한인타운의 풍경은 개인 주택보다는 고급 아파트 촌으로 바뀌고 있습니다. 비록 한인 상권은 매일 증가하고 있지만 인구조사 통계를 분석해 보면 한인 보다는 라티노 인구가 가장 많이 거주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환경을 초래한 것은 바로 한인 정치력에서 시작되었다고 볼수 있습니다.
LA시는 35개의 커뮤니티 플랜 지역으로 나눠 10~20년마다 각 지역구 주민들의 참여로 도시계획을 확정합니다. 한국 정부가 그린벨트로 다양한 지역의 개발을 묶어놓는 것처럼 각 커뮤니티에서 어떠한 부동산 정책과 토지 이용 방향을 정하는 것과 동일합니다.
한인타운을 포함한 윌셔 커뮤니티 플랜에는 행콕팍, 미라클 마일, 라치몬트, 미드 시티, 베버리 그로브 등 한인들이 자주 찾는 부촌 지역들을 포함합니다.
지난 2001년 수정된 윌셔 커뮤니티 플랜은 그 당시 지역 주민의 참여로 타지역에 비해 저소득 층이 많이 거주하고 있는 한인타운으로 대다수의 건물 밀도를 추가했습니다.
반면 부촌 지역은 고층 건물 건축을 제한하고 개인 주택 환경을 유지하는 방안을 채택했습니다. 이렇게 균형이 맞지 않은 정책은 그당시 백인 주민들의 적극적인 참여로 이루어졌습니다.
지금의 한인타운은 ‘젠트리피케이션’(gentrification)으로 기존 저소득층을 몰아내고 고급 상업가가 새롭게 형성되고 있습니다. (젠트리피케이션은 도심 인근의 낙후지역이 활성화되면서 외부인과 돈이 유입되고, 임대료 상승 등으로 원주민이 밀려나는 현상).
이는 타운의 전체적인 물가 상승으로 이어지면서 우리 일상에도 영향을 끼치고 있습니다.
높은 렌트비와 계속해서 올라가고 있는 거주비용으로 한인을 비롯해 대다수의 소수계 커뮤니티는 한인타운을 떠나고 있습니다. 22년 전의 토지 계획 결정으로 오늘의 한인타운이 그려진 것입니다.
올해 한인 타운을 포함한 윌셔 커뮤니티 플랜을 다시 한번 업데이트 할 수 있는 기회가 돌아왔습니다. 우리의 한인 타운을 재정비 할 때가 왔다는 뜻입니다. 커뮤니티 플랜은 부동산뿐만 아니라 한인 커뮤니티의 미래가 달려있습니다. 균형 있는 커뮤니티 성격에 맞는 플랜을 위해 한인들의 보다 적극적인 관심과 참여가 필요한 시점입니다.
2023-06-12 00: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