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장·부장·평검사 등 15명 넘게 참여…수사결과 두고 다양한 의견 개진

(서울=연합뉴스) 권희원 이도흔 기자 =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연루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이 수사팀의 결론을 최종적으로 점검하기 위한 '내부 레드팀' 회의를 열었다.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은 16일 오후 1시 50분부터 5시 50분까지 1∼4차장 검사와 수사팀 외 증권·금융 사건에 전문성이 있는 부장·부부장·평검사 등 15명이 넘게 참석하는 회의를 열고 수사 결과를 다각도로 검토했다.

레드팀은 조직 내에서 의사 결정 시 의도적으로 반대 목소리를 내는 역할을 부여받은 팀을 말한다.

이날 회의는 사건을 맡은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최재훈 부장검사) 수사팀이 사건 개요와 처분 방향에 대해 설명한 뒤 레드팀 역할을 맡은 검사들이 논리의 허점이나 의문이 드는 점을 지적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수사 결과를 다양한 시각에서 바라볼 수 있도록 수사 실무 경험이 많은 차장·부장·부부장 검사들뿐 아니라 일선 평검사들도 회의에 참여했다.

회의가 4시간 동안 진행된 만큼 수사 결과에 대해 다양한 의견이 제시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수사심의위를 소집할 경우 검찰총장의 수사지휘 논란이 발생할 소지가 있고, 외부 위원들이 짧은 시간 안에 주가조작 사건의 법리적 쟁점을 모두 파악하기 어려운 만큼 수사 전문성을 갖춘 검찰 내부 인력을 동원해 막바지 법리 검토를 하는 방안을 택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회적 이목이 집중된 사건인 점을 고려해 최종 처분에 앞서 반박 의견을 자체적으로 청취함으로써 논리의 약점을 보완하고 법리적 판단의 정당성을 강화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일각에서는 수사팀의 결론이 이미 정해진 상황에서 요식행위에 그친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다만 수사팀은 이날 회의에서 수사 결과를 뒤집을 만한 의견이나 논리가 제시될 경우 사건을 다시 검토하겠다는 각오로 회의에 참석하겠다는 뜻을 밝혔던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날 회의 내용을 바탕으로 내부 검토를 마무리한 뒤 이르면 17일 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 권한으로 김 여사에 대한 최종 처분을 할 것으로 보인다.

수사팀은 김 여사를 불기소하는 방향에 무게를 싣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hee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