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EC 이어 '자유무역 지지' 입장 표명하나…부유세 언급 여부도 주목
아시아·미주·유럽 주요국 정상 집결…아프리카연합도 첫 대면 참석
바이든 고별회의·푸틴 불참…룰라·시진핑, 브라질리아서 정상 회담
국제금융시장 안정을 위한 협의체로 출범한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18∼19일(현지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현대미술관에 마련된 특별 행사장에서 열린다.
이번 회의에는 윤석열 대통령을 비롯해 의장국인 브라질의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대통령,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 등 G20 정상이 대부분 참석한다.
러시아에서는 일찌감치 불참 의사를 밝힌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 대신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이 대표단을 이끈다.
유럽연합(EU)에 이어 두 번째로 '단체 회원국'에 이름을 올린 아프리카연합(AU)도 처음으로 대면 회의에 자리할 예정이다.
이번 G20 정상회의 공식 주제는 '정의로운 세계와 지속 가능한 지구 구축'이다.
사회적 포용과 지속 가능한 에너지 전환을 촉진하기 위한 논의를 비롯해 '기아와 빈곤 퇴치 글로벌 동맹' 결성을 위한 별도 세션 등 일정을 소화할 예정이라고 브라질 정부는 밝혔다.
유엔, 국제통화기금(IMF), 세계은행(WB), 세계무역기구(WTO) 등 주요 국제기구 현대화 방안을 모색하는 글로벌 거버넌스 개혁도 이번 정상회의 의제 중 하나로 제시됐다.
G20 회원국은 또 우크라이나 전쟁 및 중동 갈등 등 글로벌 분쟁과 관련한 평화 촉구 메시지를 공동 선언문에 담기 위해 막판 조율을 하고 있다고 브라질 현지 매체 G1은 보도했다.
G20 정상회의 준비 작업을 총괄하는 셰르파 회의 브라질 대표인 마우리시우 리리우 차관(외교부)은 지난 9일 브리핑에서 "전례 없는 기후 위기 속에서 에너지 전환 문제 역시 이번 G20 회의 핵심 주제 중 하나"라며 "탄소 배출에 책임 있는 G20 국가들은 더 친환경적이고 지속 가능한 세계 경제를 촉진하기 위한 전략을 논의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로이터통신은 앞서 아제르바이잔에서 열린 제29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9)에서 지구 온난화 대처를 위해 수천억 달러를 동원하자는 목표에 합의해야 한다는 과제를 다뤘지만, 지갑을 열지에 대한 결정권은 리우에 모이는 지도자들 손에 달렸다고 전했다.
이른바 '슈퍼 리치'(초부유층)에 대한 글로벌 부유세 부과 문제 역시 언급될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부유세는 고액 자산가가 조세회피처를 이용해 세금을 적게 내는 데 대응하기 위해 고안된 과세 정책으로, 룰라 대통령이 가장 적극적으로 필요성을 설파하고 있다.
다만, 미국과 아르헨티나 등에서 반대하고 있어서 구체적 논의는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지난주 이웃 나라 페루에서 막을 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이어 G20 정상회의에서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재집권을 계기로 부상할 것으로 예상되는 보호무역주의가 또 다른 주요 화두로 테이블에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APEC 회원국이 '마추픽추 선언문'을 통해 다자무역 질서에 대한 지지 의사를 재확인한 상황에서 G20 회원국 역시 자유무역 확산 의지를 강조하는 취지의 공동 입장을 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트럼프 귀환'에 국제사회의 이목이 쏠린 가운데 퇴임을 두 달여 앞둔 바이든 미 대통령이 이번 '고별' 다자회의에서 어떤 메시지를 발신할지도 관심사다.
중남미 내 위상 확대를 꾀하는 시 주석은 G20 회의 폐막 후 수도 브라질리아로 이동해 룰라 대통령과 별도 정상회담을 가질 계획이다.
'아르헨티나의 트럼프'라는 별칭을 가진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이 '신 스틸러'로 존재감을 드러낼 수 있을지도 관전 포인트 중 하나다.
밀레이 대통령은 지난주 미 플로리다주 팜피치에 있는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과 회동한 데 이어 이번 G20 회의를 계기로 시 주석과 처음으로 양자 대화 모멘텀을 만들어 내 눈길을 끈다.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이재림 특파원 walde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