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입 컨설턴트 양민씨 아들, LAPD 총격에 사망

"병원 갈 수 있게 도와달라고 불렀는데 지원 경찰 7명이 들어가 몇분 뒤 총 쏴"
"시신 싣고 가버려 마지막 보지도 못해"
정신건강국 직원, 경찰에 조울증 알려

LA 한인타운에서 한인 용 양(40)씨가 경찰 총격에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한 가운데, 현장에 있던 유족들이 '과잉 진압'이라며 경찰 7명의 바디캠 영상 공개를 요구하고 나섰다.
용 양씨는 타운에서 닥터 양으로 유명한 대입 컨설턴트 양민 박사의 쌍둥이 아들 중 한명으로 확인됐다.

양씨는 한국에서 태어난 1.5세로 현재 한국 국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LA총영사관측도 사건 발생 인지 직후부터 유가족 지원과 공정한 수사 요청등 필요한 영사 조력을 제공중이라고 밝혔다. 
양민씨는 인터뷰에서 "LA 카운티 정신건강국(DMH) 지원 시스템의 도움을 받으려고 당국에 요청한 것"이라며 "아들이 낯선 사람이 집에 들어오는 것을 원치 않았고, DMH가 경찰에 지원을 요청했을 때는 아들이 안전하게 병원으로 가는 데 경찰이 도움을 줄 것이라 기대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런데 "7명의 경찰이 집 안에 들어가고 몇 분 뒤에 네발의 총성이 들렸고, 놀라서 무슨 일인지 물어도 경찰은 아무 대꾸를 하지 않고 계속 제지 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가족들은 시신도 보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양씨는 "2시간쯤 지나 경찰서장이라는 사람이 와서 '아들이 죽었다'는 한마디만 하고는 아무 정보도 주지 않았다. 시신을 보게 해준다고 했지만 우리가 경찰서에 가서 심문받는 사이 시신을 싣고 가버렸다. 마지막 아들 시신을 보지도 못했다"며 비통해했다.

양씨는 또 경찰의 발표 내용에 대해서도 "사실과 다른 것이 있다"며 "칼을 들고 다가왔다는데, 애가 칼을 들고 있던 적이 없었다"고 말했다. 또 "총을 쏜 뒤 살리려고 노력했다고 했지만, 총성이 난 뒤 구급차나 구급대가 들어가는 것을 보지 못했다"고 반박했다.
그는 그러면서 "아들이 폭력 전과가 있는 것도 아니고 병이 있어 도움을 요청한 상황인데, 혹시 저항했더라도 놀라고 당황해서 나온 행동이니 적절히 제압을 해야지 총을 쏘다니 그런 것도 못하는 경찰은 세금으로 유지될 자격도 없다"며 "아들이 저항했다는 프레임으로 경찰들 행위를 정당화하려는 것일 뿐"이라고 비판했다.

양씨는 또 "우리 애가 힘들어도 살아보려고 노력했고 희망이 앞에 있는 상황에서 죽은 게 너무나 원통하고 슬프다"며 "현장 경찰관 7명의 바디캠 원본을 그대로 공개하고, 우리가 경찰서에서 진술한 내용도 모두 공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양씨는 뮤지션 인스티튜트(MI) 칼리지 학생이었으며, 피아노와 기타를 치고 노래를 즐겨 부르던 아티스트였다.

LAPD는 사고 당일 상황을 4일 공식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지난 2일 오전 11시께 LA 한인타운의 한 주택에서 LA DMH의 지원 요청을 받고 출동한 경찰이 용 양씨와 맞닥뜨린 직후 총격을 가했다. 총을 맞은 양씨는 쓰러졌고, 현장에서 사망 판정을 받았다. LAPD는 당시 DMH 직원들이 양씨 부모의 요청으로 양씨를 정신 치료 시설로 이송하려고 시도했으나, 양씨는 이를 거부했다. 
DMH 직원들은 양씨가 조울증 진단을 받은 바 있으며, 평가 결과 72시간 동안 시설에 두고 관찰할 필요가 있다고 경찰에 말했다. 경찰은 "양씨의 집 현관문 앞에서 경찰이 왔음을 알린 뒤 문을 열었을 때 집 안 거실에서 양씨가 부엌칼을 들고 있었으며, 잠시 뒤 경찰관들 쪽으로 다가왔다. 그리고 한 경찰관이 관련된 총격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LAPD측도 경찰관들이 착용하고 있던 보디캠 등을 검토해 총기 사용이 적절했는지 조사 중이다.

한편, LA 한인회(회장 제임스 안)도 "LAPD 측에 당시 상황을 파악할 수 있도록 해당 경찰관들의 바디캠 공개를 적극적으로 요구할 것이며, 사건 관련 모든 과정의 철저한 수사를 요구하겠다"고 밝혔다.

전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