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오빠' 용산 해명에 "맞을 것"이라면서도…'추가폭로' 예고에 긴장

(서울=연합뉴스) 최평천 조다운 기자 = 김건희 여사 '공천개입 의혹'의 핵심 인물인 명태균 씨의 연이은 폭로와 관련 의혹이 여권에 파장을 낳고 있다.

명 씨는 전날 페이스북에 김 여사와 주고받은 카카오톡 대화를 공개했다. 김 여사는 명 씨에게 '철없이 떠드는 우리 오빠 용서해주세요' 등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실은 '오빠'가 윤석열 대통령이 아닌 김 여사의 친오빠라며 사적 대화일 뿐이었다고 해명했다.

명 씨는 이후 한 언론사 기자와 만나 자신이 공개한 김 여사와의 카톡 대화를 거론하며 "내가 알기로는 그런 것 한 2천장은 된다. 여사, 대통령 다 있다"고 주장했다.

야당이 이처럼 폭로를 이어가는 명 씨를 김 여사의 국정 개입 고리로 연결 짓는 상황에서 명 씨가 윤 대통령 부부와 나눈 대화를 추가로 공개하겠다고 예고하자 여당 내 우려는 점차 커지고 있다.

특히 대통령실의 '친오빠' 해명에도 카톡 대화 공개에 따른 논란은 가열되는 모습이다.

김종혁 최고위원은 16일 MBC 라디오에서 "친오빠였다고 하더라도 석연치 않다"며 "대통령실 설명이 맞기를 바라지만 만약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나면 신뢰가 완전히 무너져 버릴 것"이라고 말했다.

신지호 전략기획부총장은 채널A 유튜브에 나와 "내가 들은 정보에 의하면 친오빠가 맞는 것 같다"면서도 "오빠가 대통령이냐, 친오빠냐는 본질적인 문제가 아니다. 친오빠는 왜 그런 판에 끼는 것이고, 왜 명 씨랑 접촉하는 것인가"라고 지적했다.

친윤(친윤석열)계 강명구 의원은 SBS 라디오에서 "오빠가 누구인지 중요한가. 대통령실의 해명이 맞는다고 본다"고 옹호했다.

장예찬 전 청년최고위원은 CBS 라디오에서 '김 여사가 윤 대통령을 오빠라고 한 것을 들어본 적 있는가'라는 질문에 "그렇게 호칭하는 것은 들어본 적 없다"고 답했다.

추가로 드러난 명 씨의 여론조사 조작 정황도 당내에서 우려 섞인 시선으로 바라보는 대목이다.

한 언론은 전날 명 씨가 지난 대선 경선 과정에서 당시 후보였던 윤 대통령에게 유리하도록 여론조사를 조작한 정황이 담겼다며 녹취록을 공개했다.

녹취록에 따르면 명 씨는 여론조사 실무자인 강혜경 씨에게 "윤석열(대통령)이를 좀 올려 갖고 홍준표(현 대구시장)보다 한 2% 앞서게 해주이소"라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명 씨 관련 의혹에 대해 원칙적으로 당이 아닌 대통령실이 해결해야 할 문제라고 보고 있지만, 지난 대선 경선 당시 명 씨가 당원 명부를 입수하게 된 경위에 대해선 신속하게 진상을 밝히겠다는 방침이다.

우선 당시 4명의 경선 후보 캠프는 명 씨가 운영한 것으로 알려진 여론조사 업체 미래한국연구소와 공식 계약을 맺고 여론조사를 수행하지는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다만, 비공식 여론조사가 있었을 가능성은 없지 않다.

서범수 사무총장은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명 씨는 일반 당원으로 확인됐고, 조사를 위한 당무감사위원회를 조만간 구성할 것"이라며 "조사 결과 수사가 필요하다면 (수사당국에) 넘길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또 여론조사 조작을 막기 위한 '명태균 방지법' 추진도 검토하고 있다. 지도부는 지난 14일 최고위원회 사전회의에서 명태균 방지법에 공감대를 형성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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