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9일 미국 상호관세 발효에 금융위기 이후 최고 수준을 경신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미국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의 주간 거래 종가(오후 3시 30분 기준가)는 전날보다 10.9원 오른 1,484.1원을 기록했다.

주간 거래 종가 기준으로 금융위기 때인 2009년 3월 12일(1,496.5원) 이후 16년여 만에 최고치다.

환율은 전날보다 10.8원 오른 1,484.0원으로 출발한 뒤 9시 10분께 1,487.6원까지 올랐다.

오전 중 1,476.9원까지 반락했던 환율은 미국 상호관세가 정식으로 발효된 오후 1시께 다시 1,487원 선까지 반등한 뒤 내내 1,480원대에서 움직였다.

미국 상호관세가 발효되고 미·중 간 관세 갈등이 고조되면서 시장에는 위험회피 심리가 확산했다.

미국 상호관세 발효에 따라, 이날부터 한국에서 미국으로 수출되는 모든 물품에는 일단 25%의 관세가 붙게 됐다.

전날 오후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통화하며 관세 협의를 시작했지만, 여전히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이다.

미국은 이날부터 중국에 104%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애초 지난 2일 발표할 당시 중국의 국가별 상호관세는 34%였으나 중국이 맞불 관세를 예고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50%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응수하면서 대(對)중 관세는 104%가 됐다.

미국의 위협에 중국도 물러서지 않으면서 양국 간 관세 갈등은 점차 격화하는 분위기다.

서정훈 하나은행 수석연구위원은 "미국이 발표한 보편관세와 상호관세 부과가 이날부터 전격적으로 시행됐다"면서 "미·중 관세 충돌이 격화하면서 글로벌 위험 회피심리가 극대화됐다"고 말했다.

이날 외국인의 국내 증시 매도세도 환율 상승 요인으로 작용했다.

이날 코스피는 전일보다 40.53포인트(1.74%) 내린 2,293.70으로 장을 마쳤다. 외국인들은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약 1조7억원을 순매도했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전날보다 0.70% 하락한 102.216 수준이다.

오후 3시 30분 기준 원/엔 재정환율은 100엔당 1,020.91원이다.

지난 2022년 3월 17일(1,022.27원) 이후 3년여 만에 가장 높았으며, 전날 오후 3시 30분 기준가(998.68원)보다 22.23원 상승했다.

엔/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2.12% 내린 145.38엔이다.

(서울=연합뉴스) 민선희 기자 ssu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