깜빡일 때 횡단보도 진입, 본인 위험·타인 사고등 유발

타운 보행자 사고 사망률 최고…잠시 살피는 여유 필요

 지난 13일 올림픽길과 버몬트길에서 보행자 신호가 카운트다운이 막 시작될 때 가방을 든 30대 남성이 급히 횡단보도로 뛰어 들었다. 이 남성이 중앙선을 넘으려는 순간 반쯤 열린 가방에서 휴대전화와 수첩이 쏟아졌다. 떨어진 소지품을 줍는 동안 신호가 바뀌어서 차량들이 기다려 주지 않았으면 사고로 이어질 뻔했다.

 "손바닥 모양 신호가 깜박일 때는, 절대 횡단보도를 건너지 마세요."

 이것은 초등학교 학생들에게 선생님이 준 주의가 아니라 LA경찰국(LAPD)이 2014년부터 LA 전 지역에서 보행자를 상대로 벌이는 캠페인의 문구이다.

 LA타임스가 2002년부터 2013년까지 교통사고를 분석한 결과 한인타운 29개 교차로에서 407명이 길을 건너다 사고를 당했으며, 이중 11명이 사망해 한인타운이 사고대비 사망자 비율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교차로 사고 원인으로 가장 큰 것은 횡단 보도 보행 습관이다. 앞 사례 남성처럼 다음 신호까지 '조금 더' 기다리지 못한 보행자들이 보행자 신호가 점멸하고 있을 때 도로로 뛰어 드는 조급함 때문에 기인한 것이다.

 현행법상 보행 신호에 깜박이는 숫자가 들어오는 경우나 빨간색 손바닥 표시가 들어 올 경우에는 '횡단을 시작해서는 안 된다'. 이를 어길 시 190~250달러의 과태료를 부여받을 수 있다.

 보행자나 운전자 모두 시간에 쫓기며 바쁘게 살지만 횡단보도를 만나면 모두가 잠시 쉬어 간다는 작은 여유가 필요하다. 너무 앞만 보고 가다 보면 보지 못하는 것이 많은 법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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