룩셈부르크소득연구센터(아미) 美·英·獨·佛 등 선진국 8개국 조사…"연령별 소득 현황 첫 역전"

20-30代 치솟는 집값, 부채 상환 등 경제 부담 심화
60-70代 은퇴 늦어지고, 은퇴후엔 충분한 연금 혜택

 
  
 
 미국 등 서구 주요 국가에서 지난 30년간 20대의 가구 소득은 줄고, 60~70대의 가구 소득은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의 룩셈부르크소득연구센터(LIS) 보고서에 따르면 20~30년간 미국·영국·독일·프랑스·캐나다·이탈리아·스페인·호주 등 8개국 중 호주를 제외한 나머지 국가의 20대(25~29세) 가구 소득 증가율이 각국의 전체 가구 평균 증가율보다 크게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20대의 소득이 가장 많이 줄어든 이탈리아의 경우 20대 소득 증가율이 전체 평균보다 19%포인트 낮았고, 스페인에서는 12%포인트 낮았다. LIS는 "불과 30년 전까지도 이들 국가에서 청년층의 소득이 전체 평균보다 훨씬 높았지만 상황이 역전됐다"고 설명했다.

 이는 '밀레니얼 세대'로 불리는 20~30대의 소득이 크게 줄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들은 1980년대 초반~2000년대 초반에 태어나 2000년 이후 성인이 된 세대다. 

 전문가들은 이들이 청년실업, 국제화에 따른 무한경쟁 등으로 소득이 줄어든 반면, 치솟는 집값, 부채 상환 부담 등으로 경제적 부담은 오히려 커졌다고 분석했다. 

 앙헬 구리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사무총장은 "밀레니얼 세대는 2008년 세계금융위기로 인해 얼어붙은 노동 시장의 직접적인 피해자"라고 설명했다. 

 LIS는 "전쟁·자연재해 등 외부 요인 없이 청년층 소득이 다른 연령층보다 현저하게 줄어든 것은 산업화 이후 처음일 것"이라고 했다.

 이에반해 60~70대 가구 소득은 크게 늘었다. 8개국 모두 이들의 소득 증가율이 전체 평균 증가율보다 높았다. 영국 60대(65~69세)와 70대(70~74세)의 소득 증가율은 전체 평균보다 각각 62%, 66%포인트 높았고, 프랑스·미국·스페인 등도 60~70대의 소득 증가율이 전체 평균보다 20%포인트 이상 높았다. 이들 국가가 60~70대에 충분한 연금을 지급하고 있는 것이 큰 이유로 분석됐다.

 한국도 마찬가지다. 20~30대 가구 소득만 줄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8일 통계청에 따르면 가구주가 39세 이하인 가구의 작년 소득은 2014년보다 0.6% 줄었다. 그러나 60대 이상 가구 소득은 6.8% 늘어 연령별 증가폭이 가장 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