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미국의 선택

대세 굳힌 힐러리

"하나 사면 하나는 공짜" 전략 먹혀, 성추문 부담'싹'
남편 빌 클린턴과 역할분담…샌더스 협공 흑인 몰표


 "하나 사면 하나는 공짜입니다(Buy one, get one free)."

 빌 클린턴 전 대통령(70·사진)이 1992년 대선에 처음 도전했을 때 부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69)을 이렇게 소개하곤 했다. 자신을 뽑아주면 대통령급 능력을 가진 영부인을 함께 얻을 수 있다는 유머였다.

 동아일보에 따르면 올해 클린턴 전 대통령이 클린턴 전 국무장관의 유세에 본격적으로 가담했을 때 미 언론은 "이번엔 힐러리판 '하나 사면 하나는 공짜'전략이 시작됐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그 효과가 긍정적일지, 오히려 부정적일지 알 수 없다"고 지적했다. 르윈스키 스캔들 등 과거 부정(不貞)이 다시 거론되면서 '사상 첫 여성 대통령'에 도전하는 부인의 행보에 악재가 될 수 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15일 클린턴이 5개 주 경선을 싹쓸이하자 폭스뉴스는 "클린턴 전 대통령과 힐러리의 전략적 역할 분담이 주효했다"고 보도했다. 클린턴 전 대통령은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74)에 대한 공격을 맡고, 클린턴 전 국무장관은 본선 상대로 유력한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70)를 공략하는 데 집중했다는 설명이다. 클린턴 전 대통령은 지원 유세와 언론 인터뷰에서 "(정치)혁명만 얘기하는 후보는 구체적 현실을 챙기지 않는다. 세상에 대한 비난만 하는 후보와 이 세상을 책임지겠다는 후보 중 누굴 선택해야 하느냐"며 샌더스를 '무책임한 정치인'으로 깎아내렸다.

 20, 30대 유권자의 80% 이상 지지를 받는 샌더스 열풍을 차단한 클린턴 전 국무장관의 결정적 응원군은 흑인들이었다.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클린턴 전 대통령이 재임 시절부터 꾸준히 흑인 등 소수인종 우대정책을 펴왔고 퇴임 후 클린턴재단 사무실을 흑인 빈곤층 밀집 지역인 뉴욕 할렘에 개설하는 등 30년 가까운 노력이 위력을 발휘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첫 여성 대통령이 되면 미국 역사상 첫 부부 대통령이 탄생하고 클린턴 전 대통령은 최초의 퍼스트맨(대통령의 남편)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