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사업 부진 '속썩는' 풀무원

'나소야'로 유명한 美 1위 두부업체 5000만불에 인수

풀무원 USA, 적자 눈덩이 M&A로 반전 모색 계산

 미국사업 부진으로 '속앓이'를 해 온 풀무원식품이미국 두부 시장 1위 중국계 업체 비타소이(Vitasoy)를 5000만달러에 인수했다. 미국법인의 적자가 누적되고 있는 가운데 풀무원이 또 한 번 베팅에 나선 것으로, 실적 악화를 면치 못하고 있는 풀무원USA의 실적 부진을 만회해 반전을 모색하겠다는 계산으로 풀이된다.

 풀무원식품은 24일 비타소이 두부사업부를 5000만달러에 인수하는 계약을 맺었다고 밝혔다. 

 비타소이는 미국 두부 시장(슈퍼마켓 기준) 점유율 65%를 차지하고 있는 1위 기업이다. 매사추세츠주 아이어(Ayer)에 위치한 공장에서 '나소야(Nasoya)', '아주마야(Azumaya)' 등 두부를 생산한다. 

 지난 1979년 샌프란시스코의 차이나타운 상점 몇 곳에 처음 납품한 것을 시작으로 미국시장에 두유를 전파시킨 홍콩 기업으로도 유명하다. 특히 두부 브랜드 '나소야'는 미국 두부제품들 중 점유율 1위를 달리고 있다. 연 매출은 약 6000만달러 정도다. 

 이번 비타소이 인수로 회사측은 비용절감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 회사 측은 "미국 서부에 본거지를 둔 풀무원 미국 법인은 이번에 인수하는 동부 지역 두부사업의 지리적 이점을 십분 활용해 물류비를 절감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인수자금은 풀무원 미국법인(Pulmuone U.S.A., Inc.)과 한국내 사모펀드인 '풀무원 코파펀드(CoPa PEF)'가 공동출자한다. 

 풀무원은 10개 해외법인 가운데 규모가 가장 큰 미국법인(풀무원USA)의 실적 악화로 인해 속앓이를 하고 있다. 

 풀무원 미주법인은 1991년 미국에 진출한 이후 '와일드우드 내추럴푸드(Wildwood Natural Food)', '몬터레이 고메이 푸드(Monterey Gourmet Foods)' 등 식품회사를 인수하며 사업을 키웠다. 그러나 내실은 규모를 따라오지 못했다. 풀무원 미국법인의 손실규모는 2013년 311억원, 2014년 173억원, 2015년 249억원 등 매년 수 백 억원대의 순손실을 내고 있다. 미주법인 등 해외사업 부실로 기업가치가 훼손되면서 지난해 상장을 계획했던 풀무원식품의 기업공개(IPO)도 무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