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뉴·스]

'마더스데이'를 맞아 

"감사해요…사랑해요"

 어떤 어머니 하나
 한인타운 맨해턴 플레이스의 노인아파트에 살고 있는 박모씨(여·79)에게 50대 중반의 아들이 하나 있다. 미국에 온 지 15년이 넘었지만 사업 실패 이후 아직 자리를 잡지 못한 아들이다. 박씨가 정부에게서 받는 월페어(SSI)는 월 850달러 남짓. 박씨는 매월 1일에 박씨의 은행 어카운트로 들어오는 웰페어 중 500달러를 아들에게 주고 있다. 공과금과 최소생계비를 제외하고 모든 것을 아들에게 주는 셈이다. 그 아들은 매달 1일에 어김없이 박씨의 집에 나타나 박씨가 건네는 흰봉투를 말없이 받아 간다. 박씨는 "내 마음이 편치 않듯이 아들의 맘도 편치 않을 것"이라며 "좀 더 줄 수 없는 형편이 안타까울 뿐"이라고 걱정했다. 아파트 안으로 등을 돌려 돌아서는 박씨의 어깨가 더 굽어 보인다.

 어떤 어머니 둘
 김모(남·57)씨는 다운타운과 가까운 유니언길 노인아파트에 홀로 사는 어머니(76)가 있다. 김씨는 어머니가 60을 바라보는 자신을 아직도 어린 아이로 여긴다. 어쩌다 아파트엘 방문했다가 나올 때면 뭐라도 하나 챙겨줄 것이 없나 둘러 보는 게 예사이기 때문이다. 며칠 전엔 캔디를 안보이게 들고 나와 운전석에 앉은 김씨 손에 쥐어 줄 정도다. 김씨는 아이 셋을 키우면서 어머니의 마음을 조금 이해해 웃으며 사탕을 받아 든다.사탕을 받아 드는 순간 미소짓는 어머니의 얼굴을 잊을 수 없다고 김씨는 말했다.

 최근 발표된 'LA카운티 아태계 노인 인구 보고서'에 따르면  LA카운티 내 50세 이상 한인 인구는 7만5392명으로 중국계(13만6160명), 필리핀계(11만7805명)에 이어 세 번째로 많지만 한인 57%가 저소득층, 24%가 빈곤층인 것으로 확인됐다. 한인 시니어 빈곤율은 캄보디아계(각 53%, 23%), 라틴계(48%, 16%)보다 높은 수준이다. 이같은 수치가 말해주듯 한인 노인들의 생활은 대부분 열악하기만 하다. 그러나 상관없다. 가난하고 살기 힘들기 때문에 받고 있는 웰페어까지도 최소한의 것만 제하고 모든 것을 자식에게 주는게 우리들의 어머니 마음이다.  

 8일(일)은 마더스데이. 어머니를 위해 이런 저런 이벤트와 선물 준비로 마음이 분주하다. 좋은 식당에서 가족 모두 외식도 좋다. 집 뒷마당에서 바베큐 파티도 그만이다. 값비싼 선물을 준비해 드리면 금상첨화다. 그러나 무엇보다 어머니의 수고에 대한 감사의 표현을 빼먹지 말아야겠다. 우리가 그러듯 부모가 자녀에게 가장 듣고 싶은 말은 수고에 대한 감사가 아닌가.

 이번 주말. 이렇게 해보자. 어머니를 꼭 안으면서 "엄마, 감사해요. 그리고 사랑해요"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