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MC 총회 개최 하루 전 신학생들과 "우린 성소수자" 공개 선언 충격…교단측 동성애 인정 여부 주목

[이슈진단]

소속 한인 목회자들 노심초사…"교단 동성애 인정하면 탈퇴 등 결정" 

 미국연합감리교회(UMC)소속 현직 목사와 신학생 등 111명이 한꺼번에 자신들을 성 소수자(LGBT)라고 공개적으로 밝혀 충격을 주고 있다. 

 한국의 기독교계 신문인 뉴스앤조이에 따르면 이들은 UMC 안에서 성 소수자의 목소리를 대변해 온 화해사역네트워크(Reconciling Ministries Network) 웹페이지에 9일 공개편지 형식으로 성 소수자임을 밝혔다. 한때 화해사역네트워크의 웹페이지는 접속이 폭주해 다운되기도 했다.

 이들이 전격적으로 성 소수자임을 밝힌 배경에는 10일부터 열리는 UMC 총회를 겨냥한 것이라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UMC 총회는 4년마다 열리는 교단에서 가장 영향력이 큰 모임으로 교단 관계자 800여 명이 모여 교리서 개정 등을 논의 하게 된다. 따라서 총회에서 성 소수자에 대한 주제가 의제로 채택돼 공론화하기 위해 커밍아웃을 감행했다는 것에 의견이 모아지고 있다.

 이들이 성 수자임을 고백하는 이유는 크게 세 가지. 첫째 교회는 성 소수자를 극히 제한적인 법 조문으로 다뤄야 할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형상대로 지어진 사람들이라고 믿음으로 포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두번째 이유는 교회 안에 직간접으로 편견과 정죄받고 있는 젊은 감리교인들에게 하나님의 한량없는 사랑이 그들에게 있음을 알려 주고 삶의 희망을 주기 위함. 마지막으로 교회 내 반대가 있더라도 젊은 성 소수자들이 감리교 내에서 목회를 감당할 수 있도록 이끌기 위해 고백했다는 것이다.

 커밍아웃한 목사들은 총회 결정에 따라 목사직을 박탈당할 수도 있다. 

 UMC는 미국성공회, 미국장로교(PCUSA), 루터교, 연합그리스도교회 등 성 소수자를 인정하는 다른 교단과 다르게 성 소수자를 인정하지 않는다. 지난 2012년 총회에서도 성 소수자를 교인으로 인정할지 논의했지만 다수의 동의를 받지 못했다. 

 올해는 상황이 조금 다르다. 2015년 6월 미국 연방대법원이 50개 주 전 지역에서 동성 결혼을 합법화하는 판결을 내리는 등 제도·문화적 변화가 어느 정도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한편 UMC 한인총회는 이번 총회에서 친 동성애 결정이 날 경우, 교단이 양분되거나 동성결혼에 적극적으로 반대하는 교회들이 탈퇴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하고 있다. 한 한인 목회자는 "2015년 한인연합감리교회 총회는 성명서를 통해 동성 간의 결혼과 동성애 성직이 성서의 가르침에 어긋난다는 현 장정의 명시를 지킬 것을 천명했다"며 "UMC가 성 소수자를 인정하는 결정을 한다면 신앙을 지키기 위해 독립연회 혹은 지역별 선교연회를 구성해 승인을 요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