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이공계 한국 박사 7년새 무려 86% 급증, 절반 이상인 60% "미국 남겠다" 잔류 희망 인재유출 심각 

[긴급진단]

해외 유학생중 70~80% 귀국 중국과 대조적

"연구·취업 환경 열악"…정부,인재지원 추진 

 미국에서 활동하는 과학기술인력 가운데 한국인 박사가 7년 사이 86.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는 등 한국 이공계 우수 인력이 미국으로 나와 돌아가지 않는 규모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내 연구 또는 취업 환경이 그만큼 좋지 않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17일 한국의 미래창조과학부에 따르면 과학기술정책연구원(STEPI)이 미국 박사학위 수여자 조사(SDR·the Survey of Doctorate Recipients)를 바탕으로 과학기술인력 통계시스템(SESTAT)을 통해 미국에서 활동하는 한국 국적 이공계 박사(사회과학 제외)를 추정한 결과 2006년 3397명, 2008년 4337명, 2010년 5799명, 2013년 6344명으로 나타나 매년 규모가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공계 직업에 종사하는 한국인은 2010년 9369명에서 2013년 9180명으로 줄었으나 이 가운데 박사는 2010년 4040명에서 2013년 4465명으로 오히려 늘어난 것으로 추산됐다. 상대적으로 우수한 최고급 인력의 미국 취업이 늘어난 것이다. 

 취업이 아닌 연구 부문을 봐도 미국에서 한국인 과학공학분야(사회과학 제외) 인력은 2008년 1만223명에서 2010년 1만6718명, 2013년 1만6756명으로 추정돼 꾸준한 증가세를 보였다.

 특히 미국 NSF(National Science Foundation) 주관으로 박사학위수여자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2013년 한국 국적을 가진 박사학위자 중 미국에 잔류하겠다고 답한 비율은 60%에 달했다. 2012년 60.5%에 비해 하락했지만 여전히 과반수가 귀국보다 미국 잔류를 희망한 것이다.

 반면 '중국유학생취업청서 2015'에 따르면 해외로 출국한 중국 유학생의 경우 70~80%가 중국으로 돌아오는 것으로 나타났다. 돌아오는 유학생 가운데 박사학위자는 9.5%를 차지해 한국과 대조를 보였다. 

 이 같은 한국의 인재 유출 증가에 대해 STEPI 관계자는 "추정치인 박사 유출 숫자가 얼마나 증가했느냐 보다는 이 같은 추세를 보인다는 것에 주목해야 할 것"이라며 "박사급 인력 유출 문제는 좋은 연구 환경이나 좋은 일자리 문제와 직결되는 만큼 종합적으로 대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우수 인재 유출을 막기 위해 한국 정부는 다양한 이공계 인재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2015년 시작된 KRF다. 해마다 우수 인재를 선정해 석·박사 과정, 신진 연구자, 중견 연구자별로 5∼7년 동안 항공료·생활비·연구비 등을 지원하는 제도다. 
 
 

"이공계 병역특례 폐지"
 카이스트 등 강력 반발

 
 국방부가 전문연구요원 병역특례 제도를 폐지하는 방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지자 카이스트 등 전국 이공계 대학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전문연구요원 병역특례는 석사 이상의 학위를 갖고 병무청이 선정한 기관에서 연구인력으로 일하면서 병역을 이행하는 제도로, 국가 과학기술과 학문 발전에 기여한다는 취지에서 이공계 대학(원)생들을 대상으로 시행돼왔다. 

 그러나 최근 출생률 저하로 병력 자원이 줄어드는 데다 개인의 학업을 병역 이행으로 인정하는 것은 특혜가 아니냐는 논란이 일자 국방부가 폐지를 추진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