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발 카이로행…"실종 2시간 뒤 조난 신호 보내"
이집트·그리스, 지중해 상공서 공동수색…승객 대부분 이집트·프랑스인

(카이로·서울=연합뉴스) 한상용 특파원 김지연 기자 = 66명을 태우고 프랑스 파리에서 출발해 이집트 카이로로 향하던 이집트 여객기가 19일(현지시간) 지중해에서 추락했다.

이에 따라 이집트 당국은 지중해에 수색기 등을 급파해 잔해 수색 작업을 벌이고 있다.

이 여객기에 탑승한 승객 대부분은 이집트와 프랑스인으로, 한국인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집트항공은 18일 밤 11시9분 파리에서 출발해 카이로로 비행 중이던 이집트항공 MS804기가 레이더에서 사라졌다고 트위터를 통해 밝혔다.

이 항공사 관계자는 "이 비행기는 주위의 어떤 공항에도 착륙하지 않았다"며 "추락 가능성이 확인됐다"고 AP통신에 말했다.

이집트 민간항공부 관계자도 "에어버스 A320 비행기가 바다에 추락한 것 같다"고 현지 언론에 말했다.

이 항공기는 고도 3만7천피트(1만1천280m) 상공에서 비행하다가 카이로 현지시간으로 이날 새벽 2시45분께 이집트 영공에 진입한 후 16㎞ 지점에서 사라졌다.

이 여객기는 카이로공항에 오전 3시15분 착륙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이집트군은 해당 여객기로부터 실종 약 2시간 뒤인 오전 4시26분 조난 신호를 받았다고 전했다.

이집트 항공은 애초 이 여객기에 승객 59명과 승무원 10명 등 모두 69명이 탑승했다고 발표했다가 이후 66명으로 탑승자 수를 정정했다. 승객 가운데 어린이 1명과 유아 2명이 포함됐다.

항공사에 따르면 승무원은 기장과 부기장, 객실 승무원 5명, 보안 담당 3명 등으로 구성됐다.

AFP통신은 실종 여객기에 이집트인 30명, 프랑스인 15명이 타고 있었다고 보도했다.

러시아 타스통신은 두 국가 이외 영국과 벨기에, 이라크, 쿠웨이트, 수단, 사우디아라비아, 차드, 포르투갈, 알제리, 캐나다 등 12개국 출신 승객도 해당 여객기에 탑승해 있었다고 전했다.

한국인은 탑승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주이집트 한국대사관 관계자는 "실종 여객기 탑승객에 대한 확인 작업을 한 결과 10여개국 출신들이 있었지만, 한국인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말했다.

이집트 당국은 곧바로 실종기 수색 작업에 나섰다.

이집트군은 수색 항공기와 해군 함정을 지중해로 파견했으며 그리스 당국도 항공기와 선박을 보내 수색을 돕고 있다.

마뉘엘 발스 프랑스 총리는 이집트 당국과 협력하며 실종 사건을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발스 총리는 또 여객기 실종을 두고 "어떤 가정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가디언,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실종된 항공기는 12년 됐으며 마지막으로 레이더에 포착된 위치는 지중해 상공이었다.

이집트 당국은 NYT 인터뷰에서 실종 여객기로부터 구조를 요청하거나 저고도 위험을 알리는 교신이 없었다고 밝혔다.

이집트 관영 일간 알아흐람은 공항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기장이 조난 신호를 보내지 않았으며 마지막 교신은 레이더에서 사라지기 10분 전이었다고 보도했다.

기장은 6천275시간 비행 경력이 있으며 그중에서 실종된 항공기 기종인 에어버스 A320을 조종한 시간은 2천101시간이다. 부기장의 비행 경력은 2천766시간이었다.

앞서 3월 말에는 이집트 알렉산드리아에서 출발해 수도 카이로로 향하던 이집트항공 국내선 여객기가 공중 납치되는 사건이 발생한 바 있다.

여객기를 지중해 섬나라 키프로스에 강제 착륙시킨 납치범은 외국인 승객을 인질로 잡았다가 승객과 승무원 전원을 풀어주고 체포됐으며 납치범이 입은 폭탄 조끼는 가짜로 밝혀졌다.

또한, 작년 10월에는 러시아 여객기가 이집트 시나이반도 상공에서 폭발해 224명이 사망하는 대형 참사가 발생해 항공 안보에 대한 경각심이 커졌다. 이 사고 직후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는 배후를 자처했다.

cherora@yna.co.kr

gogo213@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