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까지 朴대통령 답변서 제출 관계없이 준비절차 돌입

(서울=연합뉴스) 임순현 기자 = 헌법재판소가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사건의 본격적인 변론 시작에 앞서 준비절차를 갖기로 한 것은 사전에 철저한 준비를 거쳐 쟁점을 간추린 뒤 변론 과정에 속도를 내 신속한 결정을 내리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헌재는 12일 재판관 회의를 열고 다음 주 중으로 준비절차를 전담할 '수명 재판관' 2∼3명을 지정하기로 했다. 이는 변론에 앞서 미리 당사자의 주장과 증거를 정리하는 절차다.

준비절차를 진행하는 것은 그만큼 사안이 복잡하고 다뤄야 할 쟁점이 많다는 것을 방증한다. 헌재는 준비절차를 거치면서 중복되는 사안들을 간추리는 등의 방법으로 복잡한 쟁점을 최대한 단순화할 방침으로 알려졌다.

헌재에 9일 접수된 탄핵소추 의결서는 박 대통령의 소추사유로 크게 헌법 위배행위 5건, 법률 위배행위 4건을 규정했다. 위반한 헌법 조항은 12개, 형법 조항은 4개다.

각 사안의 쟁점이 복잡하게 얽혀있고, 중복된 쟁점들도 많다는 평가다. 관련 증인이나 참고인만 해도 수십 명에 달할 전망이다. 이 때문에 실제 변론에서 각 주장의 쟁점 정리와 증거에 대한 당사자 동의, 증인신문 절차를 진행하는데 상당한 시일이 소요될 것으로 예측됐다.

이에 헌재는 사전에 쟁점을 정리하는 준비절차 기간을 둬 변론에서 신속한 심리를 도모하기로 했다.

헌재 관계자는 "신속하고 효율적인 변론 진행을 위해 변론 준비절차를 두기로 한 것"이라며 "준비절차의 목적은 변론기일을 최대한 줄이기 위한 것으로 이해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준비절차를 전담할 재판관을 다음 주 중으로 지정하기로 한 것은 탄핵심판 청구에 대한 대통령의 답변서가 제출된 후 준비절차에 나서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판단 때문이다. 헌재는 9일 탄핵소추 의결서를 접수한 직후 곧바로 박 대통령에게 7일 이내에 답변서 제출을 요청했다.

헌재는 다만 준비절차는 더는 늦출 수 없다는 입장이다. 대통령의 답변서 제출 여부나 시기와 상관없이 다음 주에는 무조건 변론 준비절차를 진행할 계획이다.

헌재 관계자는 "충분한 소명 시간을 줬는데도 제출하지 않으면 당사자가 불이익을 감수해야 하는 것"이라며 "준비절차 기간에도 답변서를 낼 수 있으므로 답변서 제출 여부와 상관없이 준비절차는 다음 주 중에 시작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hyu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