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취임식 군중 규모 놓고 '백악관' '언론 전문가' 정면 충돌

英학자 "취임식 16만명, 여성행진 47만명"
백악관 대변인 "언론 고의편집·인파로 빽빽"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20일 취임식에 모인 군중 규모를 놓고 백악관과 언론·전문가들의 충돌이 이어지고 있다.

 이번 취임식 인파가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취임식 때보다 크게 적었고 이튿날 같은 곳에서 열린 반(反)트럼프 시위 참가자의 3분의 1에 불과했다는 보도가 이어졌지만, 트럼프 측근들은 '취임식 중 최다 인파'였다는 주장을 펼쳤다.

 뉴욕타임스(NYT)는 영국 맨체스터 메트로폴리탄대학 소속인 마셀 알튼버그와 키이츠 스틸의 분석을 인용해 취임식에 모인 군중은 16만 명, 여성대회 참여자는 47만 명이라고 22일 보도했다.

 두 학자는 항공 사진과 다양한 각도에서 촬영된 영상·사진 분석 결과를 토대로 두 행사의 피크시간대 인파를 각각 이렇게 추산했다. 이는 여성행진 참가자를 50만 명 이상으로 본 워싱턴DC 당국자의 말과 대체로 일치한다.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 직후 언론은 2009년, 2013년의 오바마 전 대통령 취임식과 비교해 이번 취임식 참여자가 턱 없이 적은 25만명 정도에 불과했다고 잇달아 보도했다.

 언론이 링컨기념관에서 의사당으로 이어지는 내셔널 몰에 마련된 관중석의 모습을 담은 사진을 비교한 결과, 오바마 전 대통령 취임식은 발 디딜 틈 없이 군중이 꽉 차 있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식은 공간이 듬성듬성 비어 있었다.

 그러자 트럼프 대통령은 21일 중앙정보국(CIA)을 방문한 자리에서 언론이 인파에 대해 '거짓보도'를 하고 있다며 불만을 터뜨렸다. 그는 "100만∼150만 명은 돼 보였다. 워싱턴기념탑 뒤쪽까지가 사람들로 꽉 찼다"고 강조했다.

 이어 새로운 '대통령의 입' 숀 스파이서 백악관 대변인은 트럼프·오바마 취임식 비교 사진도 "고의로 편집된 사진"이라며 취임식장 연단에서 워싱턴기념탑까지 72만 명이 들어갈 수 있는데, 이 장소가 인파로 빽빽했다는 주장도 폈다.

 스파이서 대변인의 말에는 오류가 있다는 지적이 곧바로 뒤따랐다.

 그는 내셔널 몰에 잔디 보호를 위해 최초로 깐 바닥이 취임식의 빈 곳을 더욱 부각해 보였다고 주장했으나 보호용 바닥은 이미 2013년 오바마 취임식 때 처음 설치됐던 것이라고 워싱턴포스트(WP)와 폴리티코는 지적했다.

 그밖에도 취임식 날 워싱턴DC 지하철 이용객이 42만 명으로 2013년 오바마 취임식의 31만7천 명보다 많았다는 주장 역시 오바마 취임식 때 78만3천 명이었던 수치를 일정 시간대로 축소해 말한 것으로 드러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