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떠나는'한국의 청년 교인들에게 물었더니…

[이슈진단]

20~30대 조사…'성장주의·대형화'가장 큰 문제
"불투명한 재산 운영·권위주의적 운영 등 바꿔야"

젊은이들이 교회를 떠나고 있다. 이같은 현상은 미국이나 한국이나 마찬가지다. 왜 그럴까.

한국의 개신교 청년 교인 중 절반 가까이는 '작지만 건강한 교회'를 원했으며, 성장주의와 대형화를 한국교회의 가장 큰 문제로 꼽았다. 청년 교인들이 떠나며 고령화에 직면한 한국 교회에 방향을 제시하는 조사 결과다.

한국기독청년협의회(EYCK)와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청년위원회가 20∼30대 위주의 남녀 교인 1329명을 대상으로 최근 조사한 의식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47.9%가 '작지만 건강한 교회'를 가장 원하는 교회의 모습으로 선택했다. 25∼29세 연령대에서 46.6%, 20∼24세가 44.6%였다. 30대에서는 더 높은 결과를 보였다.

또 응답자들은 한국교회의 가장 큰 문제를 교회 성장주의(16.3%), 과도한 교회 건축(13.0%), 교회의 세습(12.7%) 순으로 꼽았다. 이 응답은 대형교회의 폐단과 직접 연관된다. 조사분석에 참여한 정인곤 기독청년아카데미 사무국장은 "한국교회가 꾸준히 성장했지만, '건강한, 질적 성장'을 이루지 못했다는 걸 보여주는 통계"라고 분석했다.

현재 출석하는 교회의 문제로는 '비민주적인 의사구조'(19.6%)를 제일 높게 지목했다. 구체적 의견에서 '불투명한 재산 운영''권위주의적 운영'등을 주로 적시했다.

'가장 원하는 교회의 모습'설문에서도 '민주적 의사소통이 가능한 교회'(17.2%)가 세 번째로 높아 목회자의 권위주의에 대한 불만이 높았다.

취업·생계난에 허덕이는 청년들의 심리를 반영한 듯, 응답자가 종교를 갖게 된 이유로 '내적인 평안'(44.7%)이 가장 높았고, 교회의 '역할'과 '순기능'을 각각 묻는 설문에서도 '심리적 안정'이 31.8%와 37.5%로 첫손가락에 꼽혔다.

교회에 출석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 '얽매이기 싫어서'(29.9%)가 제일 많아 젊은이들의 공동체성이 약화하고 있음을 보여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