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입당 간담회서 9분간 의자에 앉아 우두커니 기다리게
말로는 "탈당파 환영", 환영 만찬에는 불참 고단수 견제
9일 오전 바른정당 탈당파 의원들의 자유한국당 재입당 간담회 자리에 홍준표 대표가 10여 분 늦게 등장한 것이 정치권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당 안팎에선 "홍 대표가 탈당파들에게 '군기잡기'를 한 것 아니냐"는 이야기도 나왔다.
이날 간담회는 당초 오전 10시로 예정돼 있었다. 그러나 앞서 있었던 한국당 원내대책회의가 늦어지면서 30분 뒤인 10시30분으로 밀렸다.
김무성 의원 등 복당 의원들은 10시36분쯤 간담회 장소인 당사 회의실에 입장했다. 하지만 홍 대표 등 한국당 지도부는 나타나지 않았다. 복당 의원들은 굳은 표정으로 말 없이 지도부를 기다렸다. 이 과정에서 자리에 우두커니 앉아있는 김 의원의 모습이 여러 차례 카메라에 잡혔다.
홍 대표 등은 9분 뒤인 오전 10시 45분쯤 입장했다. 이때 홍 대표는 김무성 의원 등이 앉은 자리를 향해 "와 자리를 바꿔놨나. 내 자리가 저긴데"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홍 대표는 이날 "정치적 소신이 달라서 일시 별거했던 분들과 재결합하기로 했다"며 이들의 재입당을 공식 선언했다. 그는 "아직 정치적 앙금이 서로 남아있긴 하지만 이제 그 앙금을 해소하고 좌파정부의 폭주를 막아달라는 국민적 여망으로 우리가 다시 뭉치게 됐다"며 단합을 강조했다.
그러나 홍 대표가 이날 저녁에 열린 복당 의원 환영 만찬에 불참하자 일각에서는 홍 대표가 이들의 복당을 극렬 반대하는 당내 친박계의 눈치를 보며 김 의원 등 바른정당 탈당파를 견제하려는 의도라는 분석이 나왔다.
이날 한국당으로 입당한 의원은 강길부ㆍ김영우ㆍ김용태ㆍ이종구ㆍ황영철ㆍ정양석ㆍ홍철호 등 8명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