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정 성폭행'폭로 김지은씨 jtbc 뉴스룸 인터뷰
"대선 후 수행비서로 활동하며 8개월간 4차례 당해
미투 얘기한 날까지도 그는 그렇게 하시더라구요"

▣그는 늘 이렇게 말하다

"너를 가져서 미안하다. 너한테 상처 줘서 미안하다.
내가 그러지 말았어야 하는데 부끄러운 짓을 했다"

"미안하다, 괘념치 말아라, 내가 부족했다, 잊어라
아름다운 스위스와 러시아에서의 풍경만 기억해라"


지난 5일 jtbc 뉴스룸에 출연한 김지은(작은 사진) 충청남도 정무비서는 "지난해 대선 후 안 지사의 수행비서로 활동하며 8개월 동안 4차례 성폭행당했다""미투 운동이 일어나자 '미안하다'고 묻고는 또 다시 성폭행 했다"고 말했다. 4번의 성폭행 중 최소한 2번은 러시아, 스위스 공식출장 기간 동안 일어났다. 김씨는 "안 지사와 측근들이 방송출연 직전까지 회유에 나섰다"고 증언했다.

김씨는 지난 대선 기간 안 지사의 홍보기획관으로 일했다. 안 지사가 대선 경선 중 후보에서 사퇴하고 충남도로 돌아오자, 수행비서로 활동하다 최근 정무비서로 발령받았다. 김씨는 여성 변호인협회의 자문을 받아 안 지사를 검찰에 성폭행 혐의로 고발할 계획이다. <이하 Jtbc 뉴스룸 인터뷰 전문>


―수행비서로 근무 시작해 지난달 말까지 8개월 정도 사이에 벌어진 일이라고 들었다. 안희정 지사의 위계에 의한 것(성폭행), 권력 관계를 이용한 것이라는 것이라고 주장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저한테 안희정 지사는 처음부터 끝까지 지사님, 안희정 지사였고 수행비서는 (울먹이며) 모두가 노라고 할 때 예스를 하는 사람이고 마지막까지 지사를 지켜야 하는 사람이라고 지사님도 저한테 이야기하신 것 중에 하나가, 늘 이야기하는 것 중에 하나가, 네 의견을 달지말라 네 생각을 달지 말라, 날 비추는 거울이다, 그림자처럼 살아라, 그렇게 얘기했다. 그래서 저는 지사님이 이야기하는 것에 반문할 수 없었고 늘 따라야 하는 그런 존재였다. 그가 가진 권력이 얼마나 크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저는 늘 수긍하고 그의 기분을 맞추고 지사님 표정 하나하나 일그러지는 것까지 다 맞춰야 하는 것이 수행비서였기 때문에 아무것도 거절할 수 없었다. 그렇기 때문에 제가 원해서 했던 관계가 아니다."

―작년 6월 이전에는 업무적인 관계로 보좌하지는 않았나.
"안 했다. 그전에는 홍보팀에 있었다. 그리고 지사님 캠프에 있었고 그 이후에 도청에 오게 됐다."

―안희정 지사 반론을 보도했는데 “부적절한 관계 있었지만 철저한 합의에 있던 것이었다, 강제는 아니었다”는데.(나중에 안 지사는 자신의 잘못을 시인했다)
"저는 지사님이랑 합의하고 하는 그런 사이가 아니다. 지사님은 제 상사시고 무조건 따라야 하는 그런 사이다. 저랑 지사님은 동등한 관계가 아니다."

―동등한 관계 아니라는 것은 위계에 의한 강압이라는 말씀인가.
"네 맞다."

―혹시 두 사람 사이에 벌어진 일을 눈치챈 사람이나 김지은씨가 고민을 털어놓은 사람이 있나.
"실제로 SOS를 치려고 여러 번 신호를 보냈었고 눈치 챈 한 선배가 혹시 그런 일이 있었느냐고 물어본 적이 있었다. 그때 이야기를 했었고 그런데 아무런 도움을 받지 못했다. 그냥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는지 그 다음에 어떻게 해야되는지 저한테 이야기해주지 않았다.
일단은 저한테 처음에는 거절을 하라고 해서 거절을 했다, 스위스에서 '아니라고, 모르겠다고'그랬는데 결국에는 (말을 잇지 못함)"

―안 지사 본인에게 김지은씨 의사를 표현 하셨다는 말씀이다.
"제 위치상에서 할 수 있는 최대한의 표현을 했다. 저는 일할 때 거절하거나 어렵다는 말을 하지 않기 때문에 저로서 그때 머뭇거리고 어렵다고 했던 것은 저한테는 최대한의 방어고 거절이다. 지사님은 그것을 알아들으셨을 것이다."

―다른 선배가 눈치챘다고 했는데, 김지은씨가 이런 일에 대해 누군가에게 고민을 털어놓은 사실이 있는가?
"너무 힘들어서 정신과에 심리상담 받으려고 전화한 적도 있었다. 너무 일정이 많아 제가 직접 갈 수 없으니까 전화 상담이 어렵다고 해서, 그리고 실제로 안 지사 말고도 비슷한 성추행 사건이 있어서 그것에 대해서 해결을 좀 해달라고 이야기한 적이 있었는데 적극적인 의지를 보이지 않는 것을 봐서 이것보다 더 큰 안희정 지사 일을 이야기하면 아무도 도와주지 않겠구나, 나 하나 자르고 말겠구나 그런 생각을 했었다."

―안희정 지사 말고도 또 다른 성추행? 김지은씨를 향한 성추행 사건인가
"예 맞다."

―어떤 사건인지 말하기 어려운가? 그 주변에서 있었던 이야기인가?
"네 맞다."

―고통 호소해도 도움 못 받는 심정은 어떠했나
"늘 지사님이 그런 일이 있고 나서는 저한테 했던 말, 비밀 텔레그램들이 있다. 미안하다, 괘념치 말아라, 내가 부족했다, 잊어라, 다 잊어라, 아름다운 스위스와 러시아에서의 풍경만 기억해라, 다 잊어라, 항상 잊으라고 이야기를 저한테 했기 때문에 내가 잊어야 되는구나, 잊어야 되는구나, 그래서 저한테는 있는 기억이지만 없는 기억으로 살아가려고 그렇게 다 도려내고 그렇게 지냈다."

―없는 기억으로 하려고 했는데 지금 이 자리에 나왔다. 이렇게 결심한 배경은?
"지사가 최근에 저를 밤에 불러서 미투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 미투에 대해서 불안해하는 약간은 기색을 보이시는 것 같은데 저에게 '내가 미투를 보면서 너한테 상처가 되는 것인 줄 알게 되었다, 미안하다, 그때 너 괜찮느냐' 그렇게 얘기를 하셨다. 아 그래서 오늘은 안 그러시겠구나 했는데, 결국은 또 그날도 그렇게 하시더라구요."

―언제 일인가?
"2월 25일이다.”

―서지현 검사가 나왔던 게 1월 29일이고 대략 한 달 정도 지났다. 미투 운동이 활발하게 벌어지던 상황에서도 그런 일이 있었나.
"네. 미투 언급을 하고 미안하다고 사과한 상태에서 또다시 그랬다고 하는 게 저한테는, 아 여기는 벗어날 수가 없겠구나, 지사한테 벗어날 수가 없겠구나, 나 어떻게 하면 벗어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됐다."

―혹시 그럼 김지은씨에게 (안 지사가)이런 이야기를 절대 하지 말아 달라는 부탁 있었나?
"지사가 저한테 미투 언급을 했다는 것은 미투에 대해 이야기 하지 말라는 걸로 무언의 지시로 알아들었다."

―당장 내일부터 법적 공방 들어가면 김지은씨 측에서는 피곤한 일들 있을 수 있다. 다 생각할 것. 내놔야 할 증거라든지 지금 있나?
"제가 증거이고 제가 지사와 있었던 일들을 모두 다 얘기할 것이다. 모두 기억 속에 있다."

―오늘 인터뷰하러 오면서, 안 지사에게 연락받은 거 없나
"오기 전에도 안 지사 외 주변 사람들에게 계속 연락 왔다."

―오늘 이전에는
"계속 미안하다고 괜찮냐고"

―그건 안 지사 얘기?
"안희정 지사가 저에게 그렇게 미안하다고 말했다.

―무엇을 미안하다고 구체적으로 말했나?
"말로 얘기한 적은 있다. 너를 가져서 미안하다. 너한테 상처 줘서 미안하다. 내가 그러지 말았어야 하는데 내가 부끄러운 짓을 했다. 늘 그렇게 말했다."

―끝으로 혹시 말씀하실 게 있다면
"인터뷰 이후에 저에게 닥쳐올 수많은 변화들 충분히 두렵다. 하지만 저에게 가장 두려운 것은 안희정 지사다. 실제로 제가 오늘 이후에도 없어질 수 있다는 생각도 했고 그래서 저의 안전을 보장받을 수 있는 게 방송이라고 생각했고. 이 방송을 통해서 국민들이 저를 좀 지켜줬으면 좋겠어서 조금이라도 지켜줬으면 좋겠고 진실이 밝혀질 수 있도록 도와줬으면 좋겠다. 제가 너무 지사와 너무 다른 존재이기 때문에 그 힘을 국민들에게 얻고 싶은 거고. 그리고 그를 좀 막고 싶었다. 그리고 제가 벗어나고 싶었다. 그리고 다른 피해자가 있다는 걸 안다. 그들에게 용기를 주고 싶었다."

―지금 다른 피해자는 안 지사에 의한?
"네. 국민들이 저를 지켜주신다면 그분들도 나올 것으로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