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옐프' 등 진보·보수 네티즌 전쟁터로 변모…음식 맛·서비스 무관 정치 논쟁 '별점 테러'

[뉴스진단]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 내쫓은 식당 '더 레드헨'
트럼프 지지 극우성향 네티즌들 부정 평점 공격
이에맞선 진보성향 네티즌, 좋은 별점 맞불작전


최근 '옐프(Yelp)'를 비롯한 미국 내 유명 식당 평가 사이트들이 진보·보수 네티즌의 전쟁터로 변모하고 있다. 식당들의 평가 페이지에 상반된 성향의 네티즌들이 모여들어 별점 테러를 하거나 음식 맛이나 서비스와 무관한 정치적 의견을 남기며 논쟁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는 지난달 세라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 일행을 내쫓아 화제가 된 식당 '더 레드헨(The Red Hen)'이다. 이 식당은 '트럼프 행정부는 성소수자를 차별하고, 불법 이민자 부모와 자녀를 격리하는 부도덕한 정권'이라는 이유를 들며 샌더스 일행을 식당에서 내쫓았다.

이 일이 알려지자 트럼프를 지지하거나 극우 성향을 띤 네티즌들이 옐프에 등록된 이 식당 페이지에 몰려들어 별점 테러를 하고 부정적인 리뷰를 마구 써내려갔다.

60만 팔로어를 거느린 극우 단체 '터닝포인트'의 설립자가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더 레드 헨의 평가 페이지에 10만 개 이상의 부정적 리뷰를 더 남기라"는 지령을 내리기도 했다. 이에 '별 5개' 만점에 가깝던 더 레드 헨의 평점이 한때 '별 1개'까지 떨어졌다.

이 소식이 알려지자 다시 진보 성향 네티즌들이 몰려들어 마구잡이로 더 레드 헨에 좋은 별점을 남기고 트럼프 행정부를 비판하는 리뷰를 쓰는 맞불 작전이 벌어졌다.

피해를 본 곳은 더 레드 헨뿐만이 아니다. 커스틴 닐슨 미 국토안보부 장관이 식사 도중 반(反)트럼프 시위대의 항의를 받은 일이 벌어진 한 멕시코 음식 전문점의 평가 페이지에도 보수·진보 성향 네티즌들이 모여들어 한바탕 전쟁을 치렀다.

지난 2015년엔 동성애자 커플을 위한 피자 주문을 받지 않겠다고 선언한 인디애나주의 한 피자 가게가 성난 진보 진영의 '부정적 리뷰'세례에 직격탄을 맞기도 했다.

미국에서 개인이 정치적 견해를 밝히기 위해 페이스북, 트위터와 같은 소셜미디어 플랫폼을 이용하는게 처음 있는 일은 아니지만 옐프와 같은 평가 전용 사이트를 정치 성향을 드러내기 위한 장치로 사용하는 것은 비교적 새로운 현상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