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하루 사용량만 지구 2.5바퀴, 환경 오염·해양동물 생존위협 플라스틱 빨대와의 전쟁

[생·각·뉴·스]

스타벅스 퇴출 선언, 맥도날드·하얏트 등 동참
英·대만·밴쿠버도 일회용 플라스틱 사용중단

재활용이 어려운 플라스틱 빨대는 사용 후 곧장 쓰레기통으로 향한다. 자그마한 게 환경에 얼마나 해를 끼칠까 싶지겠만 '티끌 모아 태산'이 무색할 만큼 충격적인 진실이 있다. 미국인은 하루에 약 5억 개의 빨대를 사용한다. 이는 스쿨버스 125대를 가득 채울 정도고, 줄을 세우면 지구 두 바퀴 반을 돌 정도의 양이다. 작고 가벼워 쉽게 쓰고 버려지지만, 썩어 없어지는 데 200년이 걸린다.

플라스틱은 해양오염의 주범으로 지목돼 왔다. 미국 비정부기구 해양보존협회에 따르면 연간 바다로 흘러 들어가는 플라스틱 쓰레기 양은 800만 t에 이른다. 연간 100만 마리의 바닷새와 10만 마리의 해양동물이 플라스틱을 섭취해 사망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올 2월 스페인 해변에서 죽은 채 발견된 향고래 배 속에서는 29kg의 플라스틱 쓰레기가 나왔으며 지난달에는 타이 해안에서 표류하다 발견된 돌고래의 뱃속에선 비닐봉지가 무려 80개가 발견되기도 했다.

바다를 떠도는 플라스틱이 5mm 이하의 미세 플라스틱으로 분해되는 것도 또 다른 문제다. 입자가 작아 걸러내기 어려운 데다 독성 물질을 끌어들이는 속성이 있다. 올 3월 미국에서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9개국에서 판매되는 11개 브랜드 생수 250병의 93%에서 미세 플라스틱 조각이 검출됐다. 인간이 쓰고 버린 플라스틱이 돌고 돌아 결국 인간의 건강까지도 위협하는 셈이다.

세계적으로 플라스틱 빨대 퇴출 운동이 벌어지는 이유다.

세계 최대 커피 프랜차이즈 스타벅스는 2020년까지 전세계 매장에서 플라스틱 빨대를 없애기로 했다고 9일 밝혔다. 본사가 있는 미국 시애틀과 캐나다 밴쿠버에서 올 가을부터 시행에 들어갈 이 조처가 전면화되면 연간 10억개 이상의 플라스틱 빨대가 사라진다.

플라스틱 쓰레기의 심각성에 대한 인식이 확산되며 국가, 지방자치단체, 기업들이 속속 일회용 플라스틱 제품 퇴출에 나서고 있다.

캐나다 밴쿠버시는 2019년 하반기부터 플라스틱 빨대와 스티로폼 컵 사용을 금지했다. 영국도 내년부터 플라스틱 빨대 사용을 금지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대만은 2030년 이후 플라스틱 빨대와 쇼핑백 등의 사용을 금지하기로 했다. 호텔 체인 하얏트는 9월1일부터 1회용 플라스틱 빨대는 손님이 요구할 때만 제공하겠다고 9일 발표했다. 앞서 맥도널드도 9월부터 영국과 아일랜드에서 플라스틱 빨대를 종이 빨대로 바꾸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