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뉴·스 / 숫자로 본 이산가족상봉]

7만5천명 이미 숨지고
5만7천명 순서 기다려
매년 3600명 하늘나라

만남의 상봉이 있다면 이별의 상봉도 있다. 70년 만에 다시 만났는데 겨우 11시간을 만나고 헤어지다니…이보다 더 잔인한 상봉은 없다. 금강산 호텔에서 열린 제21차 이산가족 상봉행사다. 이별은 슬프다, 만남보다 더 슬프다. 더욱이 마지막 만남이 될지도 몰라 억장이 무너진다.

이번 이산상봉은 2000년 8·15 상봉 이후 21번째이며 지난 2015년 10월 이후 2년 10개월 만에 처음이다. 이산의 한을 안고 유명을 달리한 고령 이산가족을 생각하면 상봉 횟수나 규모가 더디기 그지없다. 통일부와 대한적십자사에 따르면 7월 말 기준으로 이산가족 상봉 신청자는 13만2484명이다. 이 가운데 7만5425명이 숨졌고, 5만7059명이 상봉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1년에 한 번 상봉하는 지금 추세라면 570차례를 기다려야 한다. 500년 넘게 걸린다는 말이다. 형제·자매와의 상봉을 오매불망 그리던 고령 이산가족이 매년 3600여 명 넘게 유명을 달리하고 있다. 지난 한 달에만 316명이 눈을 감았다. 남측의 함성찬(93) 할아버지가 북측의 동생 함동찬(79)을 잡은 손 색깔이 참담한 세월이고 아픈 역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