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뉴스]

세계여행 도중 영국서 스쿠터 도둑맞은 한국인 남성에 온정 쏟아져
호텔 앞에 놔뒀다가 귀국에 필요한 서류와 옷가지 등 잃고 망연자실
===================================================
스쿠터점 주인등 "나쁜 사람만 있지 않다" 고펀드미 개설 돕기 나서
'230명-3천파운드 모으기'…7일 현재 목표액 넘은 3155파운드 모아

'힘내라 대한민국'이라는 글귀가 적힌 스쿠터를 타고 전 세계를 여행하고 있는 한 한국인 남성을 돕기 위한 영국에서 기금모금 페이지가 열렸다. 자신의 혼다 PCX125 기종의 스쿠터를 타고 전 세계를 여행하고 있는 사연 속 주인공은 부산 출신의 43세 남성 노용구씨.

맨체스터 이브닝 뉴스 등 현지 언론 보도에 따르면 그는 총 6만 4000㎞를 이동하며 37개국을 방문했다. 문제가 생긴 것은 영국을 방문한 지난 24일이었다. 그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스쿠터의 뒷모습이 담긴 사진을 올린 뒤 "내 여정이 맨체스터에서 끝났다. 누군가 나의 바이크를 훔쳐갔다"라고 탄식의 글을 첨부했다.

그는 당일 오전 11시경 호텔에서 체크아웃을 마치고 나왔을 때 스쿠터가 사라진 사실을 알게 됐다. 다행히 그의 여정이 모두 담긴 카메라와 여권 등 소지품은 잃어버리지 않았지만, 귀국에 필요한 서류와 옷가지 등은 스쿠터와 함께 도둑맞았다.

그는 그곳에서 여행을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가야할지 아니면 세계 여행을 강행할 것인지 고민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던 차에 '스쿠터 한 대로 세계여행을 하던 외국인(노용구씨)이 하필이면 영국에서 좋지 않은 기억을 갖게 됐다'는 사실을 알게 된 몇몇의 영국인들이 그를 위해 발 벗고 나섰다.

잉글랜드 북서부 랭커셔에 있는 모터바이크 가게에서 일하는 리 힌들은 그의 발이 되어 준 스쿠터를 점검해 준 사람이었다. 도난사건이 발생하기 하루 전, 노씨는 그의 가게에서 스쿠터 수리를 받았고, 그의 긴 여정을 듣고는 감동과 감탄을 감추지 못했다.

힌들은 "노씨가 다음날 스쿠터를 도난당했다는 연락을 해 왔고, 일단 그를 위해 맨체스터 경찰에 대신 신고를 해줬다"며 "나아가서 그가 더 많은 여행을 할 수 있는 새로운 오토바이를 살 수 있도록 우리가 도와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영국에는 나쁜 사람만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외국인인 노씨에게 알려주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그리고는 소셜모금사이트인 '고펀드미'에 이같은 노씨의 사연을 담은 페이지를 개설했다. 목표는 230명이 3000파운드(한화 약 430만원)를 모으는 것이었다. 그러나 결과는 대박. 27일 현재 이 사이트를 통해 모아진 기금은 목표금액보다 많은 3155파운드(약 452만원)였다.

그 후 소식은 아직 전해지지 않았지만 노씨는 "아직 세상은 살 만하다"며 남은 세계 여행을 계속 하게 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