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상 →골절→후유증'…노인에 치명적

[뉴스포커스]

美 연간 300만명 응급실행, 노인 사망원인 7위
노인인구 증가로 심각성 ↑…'4명 중 1명'경험

골절 수술 자체 큰 부담, 수술 성공해도 후유증
집에서 가장 많이 발생, 혼자 사는 노인들 불안

# 지난해 말 문지방에 걸려서 중심을 잃은 이모 할아버지(80)는 옆에 있던 가구에 머리를 부딪힌 후 바닥에 쓰러지면서 실신, 응급실로 실려갔지만, 결국 사망했다. 또 최모 할머니(78)는 올해 초 화장실을 가다 미끄러져 엉덩관절(고관절)이 부러졌다. 다리 근육이 약하고 폐혈관의 피가 굳은 상태였던, 최할머니는 수술 후에도 기력을 찾지 못한채 아직도 병원에서 퇴원하지 못하고 있다.

실수로 미끄러지고, 헛디뎌 넘어진다. 예전 같으면 툴툴 털고 일어나겠지만, 나이가 든 이젠 상황이 다르다. 노인들에게 낙상(落傷)은 치명적일 수 있다. 노인에겐 골절 수술 자체가 큰 부담인 데다 수술이 성공해도 후유증에 시달릴 공산이 크다.

▶연간 3만명 낙상으로 사망

연방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올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07년부터 2016년까지 매년 65세 이상 인구 약 4명 중 1명이 낙상을 겪었다. 연간 300만명이 낙상으로 응급실에 실려온다. 게다가 낙상으로 인한 사망자는 2007년 1만8334명에서 2016년 2만9668명으로, 61.8%나 급증했다. CDC에 따르면 '의도치 않은 부상'(unintentional injuries)은 노인 사망원인 중 7번째로 많은데, 이 '의도치 않은 부상'에서 바로 낙상이 가장 많은 지분을 갖고 있다.

한국 질병관리본부는 최근 지난 2017년 10월 1일부터 12월까지 3개월간 표본감시 응급실 6곳을 찾은 낙상 환자들을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계단에서 굴렀거나, 평지에서 넘어진 경우 등이었다. 이에 따르면 60세~69세 낙상 환자 2300명 중 21.5%(495명)는 입원을 해야 할 정도로 상태가 나빴다. 1%(22명)는 결국 사망했다. 70세 이상에선 더욱 심각해 낙상 환자 4650명 중 무려 33.4%(1552명)가 입원했고, 1.3%(61명)는 사망했다. 타 연령대보다 큰 부상으로 이어질 확률이 월등히 높은데, 40~50대만 돼도 입원율이 10%대다.

▶한인 노인들도 위험

한인 노인들도 예외가 될 순 없다. 한인타운의 이재항 정형외과 관계자는 "낙상으로 찾아오는 노인들이 의외로 많다. 집에서 움직이다 미끄러지거나 근처 마켓에 걸어가 가다가 넘어지는 등 상황은 다양하다"고 밝혔다.

또다른 전문의는 "젊은 사람들은 넘어질 듯해도 운동신경이 남아 있어 위기를 모면할 수 있고 설령 넘어지더라도 튼튼한 골격 구조와 근육들이 보호 작용을 해주어 크게 다치는 경우가 드물지만, 시력이 저하된 노인은 앞에 무슨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지 알기 어렵고 위험 상황에서 민첩한 반사 동작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노인인구↑ = 낙상↑

낙상 건수 증가의 주 원인은역시65세 이상 노인인구의증가다. 시력 저하, 근육 퇴화, 심리적 요인 등 노화에 따른 증상이 낙상 위험을 높인다. 특히 85세 이상 인구는 현재 미국서 가장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데, 2030년이 되면 890만명에 이를 전망이라고 CDC는 설명했다. 낙상 사망률도 85세 이상에서 가장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만약 현재 증가세를 유지한다면, 낙상으로 인한 사망자는 2030년 연간 5만9000명에 이를 것으로 CDC는 예측했다.

또 전문가들에 따르면 관절염, 당뇨병, 파킨스병, 치매 등의 만성 질환과 비타민D 부족, 음주, 특정 복용 약물도 낙상 사고의 위험을 높인다.

▣예방은 이렇게 하세요

낙상은 평소 생활하는 공간에서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한국 질병관리본부의 자료에서도낙상은40% 이상이 집에서 발생, 압도적으로 가장 많았다. 장소별 두번째는 도로(27%) 였다.

전문가들은 노인들의 낙상 예방을 위해 ▲시력 검사 ▲의사 및 간병인 등과 건강상태와 복용 약물 등에 대해 자주 상담 ▲균형감과 근력에 좋은 적절한 운동 ▲집의 가구 및 물건 배치에 신경쓰고, 욕실 안전손잡이, 바닥 미끄럼방지 처리 등 안전한 환경 조성 등을 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