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인 62% "트럼프 당선후 가계사정 나아지지 않아", 중간선거 트럼프 정권 평가 중요 변수

[뉴스포커스]

대다수 증시 사상 최고 등의 실제 혜택 못누려
노후 자금 없고 사기범죄 우려에 실직 공포도
최상위층 평균 연봉 71만불, "그들만 잘 사는…"

경제학자들은 각종 수치를 내보이며 미국 겅제가 '미증유의 호황'이라며 연일 호들갑을 떨고 있는데 왜 서민들의 삶은 좀처럼 나아지지 않을까. 나만 그런 것인가.

미국 경제가 최장기간 강세장 기록을 경신하며 호조를 보이고 있음에도 대다수 미국인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 이후 가계사정이 개선되지 못했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뱅크레이트(Bankrate)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6년 트럼프 대통령 당선 이후 가계사정이 개선됐다고 응답한 미국인은 38%에 그쳤다. 반면 17%는 트럼프 대통령 이전보다 가계사정이 악화됐으며 45%는 별다른 변화를 느끼지 못한다고 밝혔다.

이와 같은 미국인들의 심리는 오는 11월 6일 진행되는 중간선거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평가하는데 중요한 변수가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공화당 지지층에서는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미국 경제가 개선됐다고 응답한 비중이 60%에 달했으나 민주당 지지층에서는 29%에 그쳤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의 노력으로 경제가 개선됐다고 응답한 민주당 지지자는 7%에 불과했다.

트럼프 대통령 당선 이후 미국 경제는 성장세를 지속했으며 올해 들어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를 비롯한 미국 주요 3대 증시는 사상 최고치 기록을 경신하는 등 호조를 보였다.

그럼에도 대다수의 미국인들이 이를 체감하지 못하는 것은 모든 국민들이 경제성장에 따른 혜택을 누리지 못하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미국의 강세장이 2차 세계대전 이후 최장기간 기록을 경신하고 있으나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미국인은 퇴직연금, 뮤추얼펀드 등을 모두 포함해도 54% 수준에 그치고 있으며 상당수의 미국인은 노후자금 등 안정적인 자금 마련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월렛허브(WalletHub.com)이 발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23%는 응급 상황에 대비할 자금마련을 위해 늦은 밤까지 일하고 있으며 22%는 충분한 노후자금을 마련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함께 응답자의 20%는 사기범죄 등의 위험에 대한 불안감을 느끼고 있으며 19%는 사상 최저의 실업률에도 불구하고 실직에 대한 공포를 떨쳐내지 못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미국의 경제성장에 따른 과실이 모든 국민들에게 돌아가지 못하면서 빈부격차도 점차 확대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EPI(Economic Policy Institute)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최상위층 소득자의 평균연봉은 71만9000달러로 전년 대비 3.7% 증가했다.

최상위층 소득자의 평균연봉이 71만6000달러를 넘어선 것은 리먼브라더스 파산으로 촉발됐던 미국 금융위기 이후 처음이다.

하지만 인플레이션이 임금상승률에 영향을 미쳤음에도 중간층 소득자의 평균연봉 상승률은 정체된 것으로 나타났다.

한 경제 전문가는 "많은 미국인들이 경제성장에 따른 과실을 누리긴 했으나 혜택을 받지 못한 미국인들이 많은 것도 사실"이라며 "대다수의 미국인들은 좀처럼 늘지않는 소득과 불어나는 카드빚 등 때문에 힘들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관계기사 5면>